'쉬었음' 청년 7개월째 줄었는데 취업자는 46개월째↓…청년 고용 착시 '우려'

취업 대신 구직·실업으로…고용보험 가입자도 48개월째 줄어
청년 기준 34세로 확대…고용률 44%→56% '통계 착시' 우려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이 사회연대경제기업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2026.9.16 ⓒ 뉴스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김우진 기자 = '쉬었음' 청년이 7개월째 감소하고 있지만 청년 취업자는 46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청년 구직시장이 개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쉬던 청년들이 일자리로 이동했다기보다 실업이나 취업 준비 등 다시 구직시장으로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 18일부터 청년 기준 연령이 기존 29세 이하에서 34세 이하로 확대하면서 이 같은 고용지표의 착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쉬었음' 인구는 39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1000명 줄었다. '쉬었음' 인구는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쉬었음' 청년의 감소가 취업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구직 활동에 뛰어들면서 실업자로 옮겨간 게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실제 고용노동부 통계에서도 8월 29세 이하 신규 구직자는 1년 전보다 1800명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도 48개월째 감소…"괜찮은 일자리 많지 않아"

청년 고용지표는 일제히 악화했다. 8월 청년 취업자는 342만 8000명으로 14만 3000명 줄어 46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 고용률은 44.1%로 1.0%포인트(p) 떨어졌고, 실업률은 5.4%로 0.5%p 올랐다.

고용노동부 집계에서도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48개월 연속 줄었다. 전체 가입자가 27만 8000명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쉬었음 인구가 줄어든 것 자체는 긍정적 신호"지만, "청년 취업자가 46개월 연속 감소하는 상황을 함께 고려하면 본격적인 고용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확산과 제조업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고 서비스업은 저임금 일자리가 많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괜찮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고용정책의 상당 부분을 청년에 초점을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확정하고 2030년까지 민간·공공 일자리 20만 개 이상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취업·주거·자산형성 등 청년 지원 예산을 올해 28조 2000억 원에서 내년 43조 3000억 원으로 53.5%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10만 8000명 늘며 4개월 만에 10만명대 증가 폭을 회복했다.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다. 그러나 65세 이상 취업자가 전체 증가 폭의 3배가 넘는 33만 3000명 늘어난 반면, 생산연령인구인 15~64세 취업자는 22만 6000명 줄었다. 고령층 일자리 증가가 전체 취업자 증가를 이끈 셈이다. 청년층 취업자는 19만 1000명 줄어 45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용률도 27개월째 하락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청년 기준 34세로…고용률 44%→56% "이전 통계와 비교 어려워"

앞으로는 청년의 범위 자체가 넓어지면서 고용지표를 해석할 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개정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 따라 지난 18일부터 청년의 법적 연령 범위는 만 15~34세로 확대했다. 정부는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의 기존 연령 규정인 15~29세를 삭제했다.

통계 기준도 이에 맞춰 바뀐다. 데이터처는 다음 달 발표하는 9월 고용동향부터 15~34세 기준 청년 고용지표를 추가로 공표하고, 약 1년 뒤부터 이를 주 지표로 삼을 계획이다.

문제는 연령 범위가 넓어지면서 청년 고용지표가 기존보다 크게 개선된 것처럼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8월 30~34세 고용률은 81.8%로 15~29세 고용률 44.1%의 두 배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15~34세를 하나의 청년 연령대로 묶을 경우 청년 고용률은 56% 안팎으로 기존보다 약 12%p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고용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착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새 기준의 지표를 과거 통계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정흥준 교수는 "연령대가 달라져 이전 통계와 단절이 생기는 만큼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청년 고용 때문에 의도적으로 연령을 늘렸다기보다는 청년 지원 대상을 넓히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년 연령 확대에 따른 정책 사각지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익중 교수는 청년 범위가 넓어질 경우 한정된 예산 안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청년층에 대한 지원이 분산될 수 있다며 "연령만 올릴 것이 아니라 연령 구간별·상황별 맞춤형 프로그램 세분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woojink3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