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회서 메가특구 52시간 특례 '신중론'…"노동권도 살펴야"

특별연장근로 67건 중 6개월 신청 4건...與 "활용도부터"
野 "정부 단일안 내라"...노동 장관 "빠르게 조율하겠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8.12 ⓒ 뉴스1 유승관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호남 메가특구의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제 특례 논의에 대해 현행 제도의 작동 실태와 산업 경쟁력 효과부터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 추가 노동특례는 정부안으로 확정된 바 없으며, 노동계·산업계와의 소통 및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메가특구 성공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노동 기본권과 기업 생산성을 함께 높이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기존 제도 활용, 실질에 기초해 토론"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 출석한 김 장관은 여야 의원들의 주 52시간 특례 질의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제도가 어느 정도 활용되는지 실질에 기초해 토론하자"고 말했다.

그는 "R&D는 수량적인 것보다 창의력과 혁신 능력이 더 중요하다"며 장시간 근로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김 장관은 반도체 R&D에 적용되는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업무량 급증이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등 사유가 있을 때 근로자 동의와 인가를 거쳐 주 52시간을 넘는 근로를 한시 허용하는 제도다. 반도체 R&D는 1회 최대 6개월 인가와 재인가를 통해 최장 1년까지 활용할 수 있다.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8.12 ⓒ 뉴스1 유승관 기자
與 "특례 수요·생산성 효과부터 데이터로 검증해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침 개정 뒤 특별연장근로 67건 가운데 6개월 인가 신청이 4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인가 대상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삼성전자 1739명 기준 주 49.9시간, SK하이닉스 380명 기준 주 46.3시간이었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도 메가특구 대상 기업의 근로 유연제 활용 실태와 구체적 애로사항을 조사해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기업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서 애로사항이 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주 52시간제 때문에 중단·지연된 R&D 프로젝트 수와 경쟁국 대비 개발 기간 격차, 특례 적용 시 생산성 향상 예상치 등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 물었다. 김 장관은 "아직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특례 도입 여부를 데이터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野 "특구 한정 예외는 역차별"…정부 단일안 촉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 지역에만 예외를 적용하면 지역 경쟁력의 우열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헌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R&D 근로시간 특례를 전국 첨단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역이 아닌 산업과 직무 특성을 기준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정부 단일안을 촉구했다.

김 장관은 "메가특구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기업 생산성과 노동 기본권이 조화롭게 발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형평성 문제 제기를 "깊이 숙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책을 만드는 초기에 일부 이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권창준 차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8회 국회(임시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6.8.12 ⓒ 뉴스1 유승관 기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쟁점…김영훈 "양적 승부 안 돼"

김 장관이 신중론을 보인 노동특례 가운데 하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Collar Exemption)이다. 정부 검토안은 근로자 개별 동의를 전제로 소득 상위 3%의 관리자·R&D 인력에게 주 52시간 상한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규정 적용을 제외하고, 일반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이는 사유와 기간별 인가를 거쳐 주 52시간 초과 근로를 한시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와 적용 방식이 다르다.

이용우 의원은 소득 상위 3% 기준이 일부 전문인력에 한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고용보험료 산정 기준 연보수로 추산하면 삼성전자는 1억 3000만 원 이상 인력이 약 60%, SK하이닉스는 약 80%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는 전체 인력 기준 추산으로 실제 적용 대상인 R&D·관리자 비중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김 장관은 중국 등 경쟁국 추격에 대응해야 한다는 산업계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장시간 근로가 해법인지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양적으로 승부해서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라며 "우수한 인재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혁신 동력을 이어가도록 하려면 노동 기본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메가특구특별법의 구체적 내용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