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N% 성과급' 토론회…AI 시대 배분 구조 공론화(종합)

노동부 "전문가, 노사, 청년 논의체 꾸려 지속 논의…'녹서' 낼 것"
노동계 "AI 이윤, 사회적 재분배" vs 경영계 "기업 투자 위축 우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4 / 뉴스1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고용노동부가 반도체 업계의 'N%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토론회를 개최해 인공지능(AI)시대의 분배 구조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했다. 노동부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전문가, 노사 토론을 지속해서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중소기업, 청년 등과 나누기 위한 '특별목적세' 신설, 산업 생태계 투자 유도 등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노동부는 14일 노동계와 사용자, 각 분야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AI 대전환은 산업생태계, 우리의 일하는 방식, 그리고 노동의 가치와 정의까지 뿌리째 바꾸고 있다"며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기존 문법으로는 이들을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 노동자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인지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문가 논의와 다양한 이해관계자, 국민과의 소통을 거쳐 AI 대전환 시대 우리 사회 전체에 던지는 공개 질의서, 이른바 '녹서'로 정성껏 엮어 여러분 앞에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에 이어 15일에는 산업통상부 주관의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를 릴레이로 개최해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노사단체, 노동계·경영계·정부 추천 전문가, 청년·플랫폼 노동 관련자 정부 등으로 구성된 AI 시대 새로운 사회혁신을 위한 논의체를 신속히 꾸릴 예정"이라며 "8월부터 AI 산업전환 시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사회 계약 필요…사회적 배분·투자로 이어져야"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초과 이익에 대한 특별목적세 검토 △성과급 교섭의 기준 마련 △확대된 교섭 제도 설계 △국가임금위원회 설치 △동일노동 동일임금 구체화 등을 제안했다.

초과이익에 대한 특별목적세를 걷어 이를 납부한 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산업단지 현대화, 청년 채용, 노동자 복지 향상 등에 활용해 투자와 배분 효과를 동시에 창출하자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제조업의 초과이익환수는 법인세와 다른 별도의 특별세이므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중의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므로 결국은 대기업에도 혜택이 돌아가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교수는 "AI로 변화하는 산업구조에서 기술력을 가진 대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게 됐고, 기업 이익의 재분배는 전통적인 단체교섭만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기업의 초과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윤동열 건국대 교수는 사회연대임금보다는 '사회연대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직접적인 임금을 통한 배분보다는 미래세대 인재 양성, 원·하청 공동 혁신, 산업전환 지원체계, 사회안전망 등 분야에 유도해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윤 교수는 "사회연대임금은 복잡한 산업 구조라든지 노사 관계 현실 속에서는 이 제도가 상징적인 의미에 끝일 수 있다"며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은 경기에 따른 변동이 심하다. 일시적인 호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행정적으로 재분배할 경우 심각한 사회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연대투자로 성과를 만드는 연대를 구축해 첨단 산업 경쟁력과 생태계를 강화할지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대기업의 혁신 역량을 보장하면서도 중소기업, 청년 세대 그리고 지역사회와 성장 과실을 확산시키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에서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를 개최했다.(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뉴스1
노동계 "AI 이윤, 사회적 재분배해야" vs 경영계 "산업 경쟁력 훼손"

이날 패널 토론에서는 노동계는 재분배 방안을 강조하고, 경영계는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강조했다.

류제강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정책2본부장은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기술혁신 자체가 아니라 기술혁신의 성과를 누구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며 "AI 혁신으로 창출된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특정 기업이나 일부 노동자에게만 집중될 경우 노동시장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혁신으로 소수 기업에 막대한 초과이윤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현행 법인세 구조만으로는 사회적 환원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렵다, 법인세제 개편을 포함한 조세·재정 논의가 필요하다"며 "AI 혁신의 성과가 특정 기업과 주주에게만 귀속되지 않고 기술개발을 가능하게 한 사회적 인프라와 노동, 교육체계에 다시 환원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계는 N% 성과급 고착화와 투자 위축 우려를 제기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격차 해소의 재원을 기업의 이윤에서 빼내면, 격차를 만들어내는 산업 자체를 잃게 된다"며 "이윤은 혁신에 대한 보상이자 투자·생산을 이끄는 시장 신호인데, 이를 분배 대상으로만 보면 자원의 효율적 투입과 배분을 왜곡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초과이윤을 환수·분배해 격차를 줄이는 구상이나 기업 이익 분배를 전제로 한 사회연대임금 구상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은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실패 위험을 부담하는 만큼, 성과만 나누는 구조는 혁신 유인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