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 "더는 못 버텨" vs 勞 "하루 세끼도 못먹어" 최저임금 막판 노사 격돌

使 "이미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영세 사업장 감당 여력 없다“
勞 "양극화 해소·내수 회복 수단, 점진 조정보다 과감한 인상 필요"

류기정 사용자위원과 류기섭 근로자위원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13차 전원회의에 앞서 권순원 위원장 발언을 듣고 있다. 2026.7.9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내년도(2027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막판 심의에서 사용자와 노동자가 지불능력과 생계비, 제도 사각지대, 사회적 책임을 놓고 최종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장 부담을 호소하는 경영계와 내수 회복을 위한 과감한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메시지가 막판 치열한 줄다리기를 예고했다.

"이미 높은 최저임금…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 더는 못 버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추가 심의에 돌입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총괄전무는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은 이미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 2000원을 넘어섰고 중위임금과 평균임금 대비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며 "내수 침체와 인건비 부담이 누적된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 대출과 연체 증가, 5인 미만 사업장·숙박음식업에서 30%를 넘는 최저임금 미만율을 짚으며 "최저임금은 국가가 법으로 지급을 강제하는 임금인 만큼 현장이 감당할 수 없는 결정은 영세 사업주의 경영 의지를 꺾고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2% 인상도 생존을 위협하는 큰 파장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임금 지급 주체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없다면 일터도, 최저임금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연체 급증과 농가의 생산비·운영비 부담을 언급하며 "최저임금법은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명시하지만 이를 지급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농민의 생계 형편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며 지원 정책 확대와 업종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결정을 요청했다.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최종 심의를 앞둔 14일 오후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경제회복 과실의 공정한 분배, 실질임금의 회복을 위한 대폭 인상 쟁취' 기자회견을 열고 생계가 안정되는 실질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2026.7.14 ⓒ 뉴스1 김기남 기자
노동계 "침체 내수 살릴 마중물…실질 생계비 반영해 대폭 인상해야"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 생계비 보전을 넘어 침체한 내수를 회복하는 실질적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양극화 해소와 소득 분배 개선을 위한 가장 직접적인 정책 수단으로 저율 인상은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하고 빈곤의 고리를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도급제·플랫폼 노동자 등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 보호와 적용 범위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양대 노총과 시민사회가 제시한 시급 1만 2000원은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 점심 한 끼를 감당할 수 있는 최소 생존 기준으로, 경제 회복 성과가 특정 계층에만 집중되는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사회적 요구"라고 밝혔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지만 산재사망률·삶의 만족도 지표는 최하위권이고 세계 최고 수준 식료품 물가 속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은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의 최저임금으로는 노동자가 하루 세 끼 온전한 식사조차 감당하기 어렵고 소득 하위 계층 식품비는 코로나 이전보다 50.8% 폭등했다"며 "2027년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실제 생계비와 양극화 완화를 위한 소득 분배 지표를 기준으로 대폭 인상돼야 하며, 노동자의 실질 소득을 깎아내리는 그 어떤 타협안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공익위원 "최저임금법 기준 따라 노사 배려하는 책임 있는 결론 필요"

성재민 공익위원 간사는 "오늘은 노사와 공익위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의미 있는 결론에 도달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그간 논의를 바탕으로 최저임금법이 정한 결정 기준에 따라 서로를 배려하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3차 전원회의에서 9차 수정안을 통해 노동계 시급 1만 1220원, 경영계 1만 530원을 제시해 격차를 690원까지 좁혔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10차 수정안을 시작으로 노사 추가 제시안을 검토하며 막판 접점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