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최저임금 논쟁 '분수령'…최임위 표결 가능성
최임위 5차 전원회의서 도급제 근로자 별도 적용 세 번째 논의
勞 "최저임금 안전망 필요"…使 "법적 한계·소상공인 부담"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11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도급제 노동자에게 적용할 '사전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법적·통계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관련 논의를 마무리하고 업종별 구분 적용 등 다른 핵심 안건 심의로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5차 전원회의를 열고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여부를 논의 중이다. 해당 안건은 지난 3·4차 전원회의에 이어 세 번째로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 심의요청서에는 '도급제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로 임금을 받는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가 처음 포함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임위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등 기존 최저임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노동자들을 제도 안으로 어느 범위까지 포괄할 것인지를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법정 심의기한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 등 주요 쟁점들이 남아 있어,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는 이날 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동계는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이 현행 제도 안에서도 가능하다며 최임위가 노동자성 판단에 머무르지 말고 적용 방식과 산정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도급제 노동자들 중 법률상 노동자성을 인정받은 사례가 있거나 고용·산재보험에 가입된 직종 등의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은 사용 종속성·경제적 종속성이 매우 높은 직종"이라고 말했다.
류 사무총장은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이들 직종 모두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라 즉시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제 최저임금위원회는 적용 방식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그 기준을 정하는 일만 남겨놓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임금은 현실에 근거해 사전적 기준을 정하는 것이지, 어느 한 번도 사후로 정해진 적이 없다"며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확대를 두고 법률 해석 경로에만 집착하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후적 판단의 한계에 갇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40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부 장관의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결정 여부' 심의 요청이 있었고 노동부 실태조사까지 나왔지만, 노·사·공 논의는 또다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지 않은지 우려가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노동자들이 생업을 포기한 채 세종시 노동부 청사 앞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이 바라는 것은 헌법 제32조에 명시된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최저임금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가 법적·제도적 한계에 부딪혔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도급제 임금 근로자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 별도 조율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이라며 "이는 최저임금법과 고용부 장관의 심의 요청서에도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류 전무는 고용노동부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그간 노동계가 계속 주장하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중심으로, 당초 공익위원들이 권고한 내용과 거리가 있다"며 "연구 수행 주체와 자료 조사 방법 측면에서 객관성의 한계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사 간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를 대표적인 친노동계 연구기관이, 당사자인 양대 노총이 자료를 수거해 수행한 용역은 정부 용역으로서 객관성과 신뢰성을 잃었다"며 "현실적인 법 적용 문제에 더해 근거자료 측면에서도 사전적인 최저임금 별도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용자위원들의 입장"이라고 했다.
류 전무는 "이제 최저임금위원회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직면한 한계 상황을 고려해 부분 적용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며 "올해는 현행법상 허용된 업종별 구분 적용이라도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지난 화요일 국회 앞에서 약 3000명의 소상공인들이 '더 이상 못 버틴다',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절규를 쏟아냈다"며 "도급제 별도 적용에 앞서 영세 소기업·소상공인들이 생존권을 회복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오늘은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과 관련해 세 번째 회의가 시작된다"며 "지금까지 축적된 논의를 바탕으로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책임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적용 필요성과 대상 범위, 산정 방식 등을 둘러싼 노사 간 견해차는 여전히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계는 택배·배달기사,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이 최소한의 생계·생존 안전망이 될 수 있다며 적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상당수가 개인사업자인 도급제 종사자를 최저임금위 논의 대상으로 삼기 어렵고, 적용 확대 시 소상공인 등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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