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논의 본격화…노동계 "적용 확대"·경영계 "인상 억제"
최임위 '노사 완전체'로 2차 회의…'인상률' 넘어 구조적 난제 동시 논의
使 "소상공인 한계, 업종별 차등을" vs 勞 "특고·플랫폼까지 포괄해야"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본격화됐다. 노사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적용 범위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 보호와 도급·플랫폼 노동자까지 포함하는 적용 확대를 요구했다. 경영계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지불 여력 한계를 강조하며 인상 억제와 업종별 구분 적용 필요성을 주장했다.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올해 심의 핵심 쟁점인 인상률과 도급근로자 적용 여부를 두고 입장 차를 분명히 드러냈다.
사용자위원들은 최근 경제 여건을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올해 1분기 우리 경제 성적은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업종의 수출 증가에 따라서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저임금의 영향이 큰 업종은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업종의 생산은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다.
류 전무는 "2026년 1분기 전산업 생산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했지만 내수 경기에 민감한 숙박 음식점업 생산은 1.3% 감소했다. 이는 2024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로, 올해 심의에서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여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 지금처럼 최저임금의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현재의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가장 취약한 업종부터라도 구분 적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업종별 차등 적용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현장의 위기 상황을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과 많은 소상공인들이 채무 불량 또는 폐업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량 중소기업마저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 근로자에게 그치지 않고 전체 근로자의 임금 체계 상승 압박으로 작용해서 상당한 경영과 고용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며 인상에 따른 부담을 우려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의 재분배 기능과 적용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수십 년치 연봉을 단번에 넘어서는 보상 격차는 단순히 입직 경로가 달라서 혹은 개인의 '운'으로만 설명하기에는 그 격차가 너무나 아득하다"라며 "최저임금제도의 정책적 책임 또한 더욱 엄혹하고 막중하게 다가올 것이다.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과 지위를 끌어올리는 가장 직접적인 제도는 여전히 최저임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도급·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적용 확대 필요성도 언급했다. 류 사무총장은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등 도급 노동자들의 노동형태 다양성을 존중한다면 헌법이 정한 최저임금 보호 범위도 그만큼 포괄될 수 있도록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강도 높은 인상과 적용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존을 지키는 정의로운 인상과 모든 노동자에게 전면 적용을 결정하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최저임금이 그저 종이 위의 숫자로만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또 "이번 심의 요청서에는 도급 노동자 적용 여부를 심의하라는 장관의 요청이 명시돼 있었지만 전문위원회에는 비임금 노동자의 실태생계비와 임금실태 분석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면서 최임위의 논의 준비 상황을 지적했다.
앞서 심의요청서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을 시간·일·주·월 단위로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도급제(또는 유사 형태) 임금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지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명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지난 1차 전원회의에서 민주노총 측 위원들이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 선출 과정에 반발하며 퇴장한 이후 처음으로 노사 양측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실상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향후 노사 최초 요구안 제시와 수정안 제출 과정을 거쳐 인상률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올해는 인상률뿐 아니라 도급근로자 적용 여부, 업종별 구분 적용 등 구조적 쟁점까지 동시에 논의되면서 예년보다 심의 과정이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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