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D-1 '최후담판'…결렬 땐 긴급조정권 수순
메모리 성과급 배분 놓고 막판 진통…나머지 쟁점은 근접
최후 압박 나선 정부, 노동장관 새벽까지 상황 관리
- 나혜윤 기자, 김승준 기자, 황진중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김승준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협상 국면에 진입했다. 자정을 넘긴 협상에도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이번 교섭 결과에 따라 총파업 현실화는 물론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까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일 오전 10시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회의를 속개한다. 전날 자정을 넘긴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번 회의가 사실상 '최후 담판'이 될 전망이다.
19일 진행된 2차 사후조정 둘째 날 회의에서는 대부분 쟁점에서 의견이 근접했지만, 핵심 쟁점 하나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하나가 의견 일치가 안 됐다"며 "사측이 최종 입장을 정리해 오늘 오전 회의에 가져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막판까지 합의를 어렵게 만든 쟁점은 '메모리 성과급 배분 방식'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반도체(DS) 부문 내 적자를 기록 중인 비메모리 사업부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급 배분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따른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사업부별 차등 지급 확대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동안 가장 큰 쟁점이었던 영업이익 일정 비율 성과급 제도화에서는 양측 간 간극이 상당 부분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노조는 10년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적용 기간을 5년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사측은 제도화 자체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3년 적용 후 재논의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일부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는 전날 양측 입장을 절충한 조정안도 제시한 상태다. 이날 회의에서 사측이 이를 수용할 경우 곧바로 잠정 합의로 이어질 수 있지만, 거부할 경우 협상은 결렬되고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번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곧바로 최종 타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노조 규정상 잠정 합의안은 재적 조합원 과반 찬성을 얻어야 최종 확정된다. 총회에서 부결될 경우 합의는 무효가 되고, 파업 강행 등 추가 변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는 앞서 확보한 쟁의권을 바탕으로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조합원 투표 절차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이날 협상 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회에서 "삼성전자 파업이 가져올 악영향을 모두가 알면서도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싶다"며 "온 국민이 바라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업 사태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역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 새벽까지 집무실에서 협상 상황을 보고받으며 사태 추이를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과 수출 감소 등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포함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긴급조정은 노동조합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치다. 발동 즉시 파업 등 모든 쟁의행위는 중단되며 30일간 재개가 금지된다.
이 기간 동안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진행되고,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중재로 넘어가게 된다. 중재재정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는 만큼 사실상 강제 합의 성격을 띤다. 다만 노동3권 제한 논란이 큰 데다, 집단휴가나 태업 등 쟁의행위로 해석될 수 있는 행위 전반이 금지되는 만큼 노동계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막판 협상'은 파업을 막을 마지막 방어선이자 정부의 직접 개입 여부까지 좌우할 결정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노사 자율 교섭의 복원으로 이어지겠지만, 결렬될 경우 총파업과 함께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강제 개입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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