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이후 택배업계 '교섭 변수'…정부, 노동환경 연구 착수
쿠팡CLS 노조 교섭 요구 가능성 높아지며 택배업계도 변화 '주목'
산안보건연구원, 야간노동 관리체계·특고 건강진단 도입 연구 잇따라 추진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원청 간 교섭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 문제가 새로운 노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택배기사와 배달기사처럼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하지만 개인사업자 형태로 분류돼 온 직종의 경우, 그동안 원청과 직접적인 근로조건 협의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제도 변화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택배업계에서는 쿠팡CLS가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답하며 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이처럼 원청과의 교섭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노동시간과 건강권 문제가 노사 협상의 핵심 의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맞물려 정부도 플랫폼·특고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건강권을 관리하기 위한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노사 교섭이 확대될 경우 야간노동과 휴게시간, 건강권 문제가 주요 의제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 연구도 함께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CLS는 지난 10일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며 교섭 절차를 개시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가능성이 현실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택배업계에서는 향후 교섭 과정에서 노동시간과 휴게시간, 야간노동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새벽배송과 야간배송이 확대되면서 택배기사의 노동 강도와 건강 문제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도 플랫폼·특고 노동자의 건강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정책 연구에 착수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최근 '야간노동 고위험군 피로위험 관리체계 개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해당 연구는 택배기사 등 야간노동 종사자의 건강지표를 측정하고 피로 위험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원은 야간 노동으로 발생하는 건강 문제에 대한 정량적 관리 체계가 부족한 만큼, 수면의 질과 생체리듬 등 개인의 생리적 상태까지 고려한 피로 관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택배 등 야간노동 종사자를 대상으로 건강지표를 측정하고, 피로 위험 수준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에서는 야간노동 개선을 위한 적정 휴게·휴식 방안과 함께 사업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형태의 관리 방안도 제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진단 제도 도입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같은 연구원이 추진 중인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 건강진단 제도 도입 방안 연구'는 택배기사 등 고위험 직종을 중심으로 건강검진 제도 적용 가능성과 비용 부담, 사후관리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제기된 택배기사 외 다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까지 건강진단 제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건강보험과의 관계나 비용 부담 주체 등 제도 도입 과정에서 예상되는 쟁점도 함께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직종별 협·단체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는 운영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환경 문제가 노사 교섭 의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도적 관리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향후 노사 교섭 과정에서 야간노동 제한이나 휴게시간 보장, 건강관리 문제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정부 연구 결과가 정책이나 가이드라인 마련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현재 택배기사의 배송 노동환경 개선 관련 논의는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이 기구는 택배기사의 과로사 방지와 노동시간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협의체다.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는 택배기사의 야간배송 작업시간을 '주 5일, 최대 46시간'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일부 기업의 반대 속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예정된 회의도 연기되면서 관련 논의는 잠시 멈춘 상태다.
향후 정부가 추진 중인 야간노동 피로위험 관리체계 연구 결과가 마련될 경우, 택배기사의 휴게시간 보장이나 건강권 보호 방안 논의에도 참고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택배업계에서는 원청과의 교섭 문제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분류돼 단체교섭이 쉽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원청의 '구조적 통제'가 인정될 경우 직접 교섭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답해 절차를 개시한 택배사는 쿠팡CLS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쿠팡CLS가 국회 사회적 대화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섭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산업노조는 향후 교섭 과정에서 부대업무 수수료 현실화와 분류작업 부담 완화, 주 5일 근무 기반 휴무 보장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할 전망이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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