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보다 노동시간 20% 줄었다…'일요일 가족 시간' 거의 세배로↑

"근로시간 단축, 워라밸 문화로 노동 투입 시간 줄어"
남성은 노동, 여성은 가사·돌봄 구조는 유지…"일부 완화"

개천절인 3일 오후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경북 경산시 하양읍 대부잠수교 인근 코스모스단지를 찾은 시민들이 곱게 핀 코스모스 사이를 걸으며 완연한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2024.10.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지난 10년간 한국인이 일을 하며 보낸 '취업 활동 시간'이 평일 기준 320.2분에서 257.5분으로 약 1시간(62분) 줄어들고, 가족·친지와 보내는 시간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이경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 등 연구진은 '제27차년도 한국 가구와 개인의 경제활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2024년 5894가구, 가구원 1만 1935명이 응답한 '제27차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 분석 결과가 담겼다. 패널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의 시간 사용 행태를 묻는 부가 조사도 포함됐다.

시간 사용은 주로 수면, 일자리(취업 활동), 여가 활동에 집중됐다.

평일에는 근로와 통근을 포함한 일자리 관련 활동이 하루 중 상당 부분(약 4.85시간)을 차지하는 반면, 주말에는 일자리 관련 활동 비중이 급감하고 여가 활동(약 5.56시간)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면시간은 평일(7.3시간)보다 주말(7.9시간)에 평균 20∼40분 더 길었다.

10년 전인 2014년 조사와 비교하면 노동시간 감소가 두드러졌다. 주된 취업 활동 시간은 평일 기준 5.3시간에서 4.3시간으로 20%가량 줄었다.

조사 응답자 중 취업자만 분리해서 봐도 평일 취업 활동 시간은 2014년 8.4시간에서 7.7시간으로 줄었다.

연구진은 "이는 근로 시간 단축 정책의 점진적 정착, 주 5일제의 보편화, 그리고 사회 전반의 '워라밸' 의식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가 시간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평일, 토요일, 일요일 모두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가족·친지·친구 등과의 대면·비대면 교제 시간은 증가했다.

교제 활동은 평일 기준 35분에서 102.2분으로, 일요일 기준 79.1분에서 167.1분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2014년에는 일요일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34.8분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91.7분으로 증가했다.

한국노동패널 제27차 조사 시간 사용 부가조사 결과 분석 내용 (한국노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2.28/뉴스1

성별 간 시간 사용 격차 양상은 10년 전과 유사했으나,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2014년 조사에서 평일기준 취업 활동 시간은 남성은 416분, 여성은 231.4분이었으나 2024년 조사에서 남성은 322.9분, 여성은 198.1분으로 나타났다.

성별 가사 활동 시간은 2014년 남성은 평일 17.5분, 토요일 27.2분, 일요일 28.5분이었으나 2024년에는 평일 46.5분, 토요일 67.8분, 일요일 75분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우에는 2014년 평일 159.2분, 토요일 157.2분, 일요일 174.2분이었으나 2024년에는 평일 134.3분, 토요일 153.1분, 일요일 154.6분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자녀 돌봄에 투입된 시간은 2024년 여성의 경우 남성의 약 2~3배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는 주말보다 평일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며 "2014년과 비교하면 남성의 자녀 돌봄 참여가 늘어난 점은 긍정적 변화로 볼 수 있으나, 여전히 주된 돌봄 책임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2024년 한국 노동 패널조사에서는 가구의 가계경제, 임금 근로자 임금 등도 조사됐다.

2024년 가구별 명목 연간 총소득은 6116만 원(월평균 약 510만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실질 소득 기준으로는 548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50만 원 감소했다.

평균 생활비는 277만 원으로 조사됐으며, 저축을 조금이라도 하는 가구의 비중은 69.9%, 평균 저축액은 77만 3000원이었다.

임금 근로자의 명목임금 평균치는 319.7만 원(남성 376.8만 원, 여성 249만 원)이었고 물가를 고려한 실질 임금은 280만 원(남성 330만 원, 여성 218만 원)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50~59세 구간의 월평균 임금이 460.6만 원으로 가장 컸으나, 여성은 40~49세 평균 임금이 308.5만 원으로 가장 컸다.

'한국노동패널 제27차 조사'의 시간 사용 부가조사 결과 분석 내용 (한국노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2.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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