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노아·렌틸콩이 좋다고? 영양은 검은콩·팥이 한수위

[음식속숨은이야기]수입곡물 영양 과대포장…신선도 고려한다면 국산곡물 선택

검은콩. ⓒ News1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페타치즈, 퀴노아, 렌틸콩 이런 거 없어요?"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까칠한 톱스타 신디 역할을 맡은 아이유가 주문한 식단이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블로그나 방송을 타고 수입곡물이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수입곡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검은콩, 팥, 수수, 서리태 등 국산곡물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이미지마케팅으로 수입곡물은 고급스럽고,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나다고 과대 포장된 결과다. 실제 영양성분을 따져보면 국산곡물이 수입곡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의 영양분석 결과 서리태, 백태, 약콩 등 국산콩류의 단백질 함량은 렌틸콩, 병아리콩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은 서리태 33.2%, 약콩 34.8%인 반면 렌틸콩 22.4%, 병아리콩 18.3%에 그쳤다. 국산콩이 최대 2배 가량 단백질 함량이 높았다.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USDA) 자료에 따르면 삶은 렌틸콩, 노란콩, 검정콩(100g 기준)을 비교했을 때 식이섬유는 각각 7.9g, 10.4g, 8.7g으로 노란콩과 검정콩이 더 우수하다. 칼슘은 각각 19㎎, 62㎎, 27㎎으로 노란콩이 렌틸콩의 3배가 넘는다. 마그네슘도 각각 36㎎, 74㎎, 70㎎으로 노란콩이 렌틸콩의 2배 이상이다. 칼슘이 풍부하다는 퀴노아의 칼슘 함량 또한 서리태의 20% 수준에 그쳤다.

수입곡물이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 또한 오해다. 100g 기준으로 쌀밥 열량은 127kcal, 삶은 렌틸콩은 116kcal이다. 같은 양만큼 먹을 경우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에서 농협유통 관계자들이국내산 팥과 찹쌀가루를 선보이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반면 국산곡물은 유통과정이 비교적 짧아 가격이 저렴하고, 변질 가능성이 낮다보니 안전한 먹거리임에 틀림없다. 대한민국 땅에서,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나는 로컬푸드만큼 신선하고 안전한 식품은 없다.

검은콩은 단백질과 식물성 지방 함량이 높고, 수수는 식이섬유, 아연, 철, 인, 비타민B 등이 풍부하며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팥은 이뇨작용이 뛰어나 체내 불필요한 수분과 활성산소를 없애주고 조는 미네랄,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철분이 많아 빈혈환자에게 좋다.

임상종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유행에 휩쓸려 수입곡물을 지나치게 뛰어나다고 인식하고 국산곡물을 평가절하한 탓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며 "유명인이나 방송의 과장된 말을 무조건 믿지 말고 합리적인 가격과 생산환경, 유통과정, 영양학적 가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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