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장관, 비건 前 대북대표 면담…"한반도 새로운 시작 국면"

정동영 "스톡홀름 협상 이후 7년, 적대·대결로 단절된 패배의 시간"
"트럼프·김정은 결단이 시계추 돌릴 원동력"…대화 재개 기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티브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2026.9.21 ⓒ 뉴스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북미 대화 재개 국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통일부는 이날 정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비건 전 대표와 만나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비건 전 대표는 지난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미 비핵화 협상을 실무에서 총괄했던 인물로, 지난 2018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발탁돼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등을 진두지휘했다. 북미 간 마지막 실무협상이었던 2019년 스웨덴 스톡홀롬 협상 당시에도 미국 측 대표를 맡았다.

정 장관은 지난 2019년 10월 스톡홀롬 협상 이후 경색된 북미·남북 관계를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 장관은 "지나간 7년은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닌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시간이었고, 역사적인 북미 싱가포르 합의가 역행하는 시간이었다"며 "남과 북은 적대와 대결로 완전히 단절돼 버린 패배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다시 시계추를 다시 돌려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의 결단이 시계추를 앞으로 돌릴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를 바꾸는 힘은 낙관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저는 낙관주의의 입장에 서 있다"며 "가을에는 지난 7년간의 단절, 상실의 시간을 딛고 다시 한반도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결정적 국면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건 전 대표는 "2019년도에 정동영 장관과 만나고 나서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한국에 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비건 전 대표는 자신의 방한이 미국 정부 인사의 공식적인 방문이 아닌 '개인적' 차원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제 생각이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 목요일 NK 콘퍼런스에서 한 기조연설을 보면 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비건 전 대표는 지난 17일 미 북한전문매체 NK뉴스를 운영하는 코리아리스크그룹 주최로 열린 '웨스트 코스트 익스체인지' (West Coast Exchange)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 이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에게 회담을 제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건 전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그런 회담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서 만나자고 제안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관심을 보일 것인가. 중국이 회담 중재에 나설 것인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