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北 '조선' 국호 사용에 "공론화 먼저…국민 여론 성숙 이후 추진"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 차담회 개최
"업무보고서 설명 빠져"…원로들은 국호 사용 찬성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북한의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통일부가 끌고 나갈 일이 아닌, 선 공론화가 먼저"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 공존과 통일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전날 업무보고에서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평화 공존의 출발이라고 표현했다"며 "그런데 제가 전날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통일부가 이거를 끌고 갈 일은 아니고, 공론화가 먼저다, 선 공론화, 국민 여론이 성숙화된 이후에 하겠다고 설명을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보고 과정에서 시간이 압축되다 보니 공론화를 거친 뒤 추진하겠다는 말이 빠졌다"며 "일부 언론에서는 통일부의 방침이 정해진 것처럼 보도가 됐다. 그것은 바로 잡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지난 5일 열린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통일부가 추진하는 북한의 정식 국호(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부르기에 대해 "선의로 하는 일이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확신하시는 일일 텐데 논쟁의 여지는 있는 일"이라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후 이 대통령이 통일부의 '국호' 사용 정책 등 관련 정책 추진에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정 장관이 직접 "선 공론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정 장관은 북한의 정식 국호를 사용하는 취지 자체는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미 1995년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3개 언론단체가 발표한 보도 준칙 1항에는 상대방의 국호를 불러주자는 내용이 있다"며 "그런 보도 준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7대 종단과 시민단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등에서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며 "언론이 이것을 수용해 주느냐 아니면 정쟁거리로 활용하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원로들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상대방의 정식 국호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잇달아 밝혔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은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식적인 문서에 사용해 왔고, 채택된 남북 합의서들 또한 전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서명이 돼 있다"며 "조선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 새로운 것처럼 느껴지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국민들의 생각을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이후 정상회담 합의문만 100건이 넘게 정식 국호를 사용해 왔다"며 "문서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써놓고 이제 말로도 그렇게 부르자는데 왜 이렇게 겁을 내느냐"고 말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UN 동시 가입 이후 대통령 명의의 문서와 수많은 남북 합의문에서 서로의 국호를 사용해 왔다"며 "별명이 아니라 호적에 있는 이름을 서로 불러주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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