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구성 핵시설 발언 문제 제기 느닷없다…저의 의심돼"(종합)
"공개된 정보 바탕으로 한 정책 설명한 것"
"정보보고도 받지 않아…野 부풀리기 보기 민망"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자신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를 북한의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지목하자 미국 측이 이를 '기밀 유출'이라고 항의하며 대북 정보 공유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 20일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된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정 장관은 '이 문제를 들고나온' 주체가 미국인지, 여권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구성 관련 언급은 이미 수십차례 공개되고 언론에도 보도된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명한 것이지 정보 유출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중동 전쟁으로 한반도 안보 환경이 엄중한 가운데 아무 문제 없는 한미관계의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행태가 걱정스럽다"면서 "작년 7월 14일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구성시를 언급했는데 그때는 아무 말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난 지금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 장관은 한미관계의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주체와,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지칭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사안이 '여권 관계자'를 인용한 언론 보도로 촉발됐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건 잘 모르겠다"라고 답하고, '누구의 저의를 말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글쎄요"라고 답했다. 또 '저의가 무엇이라 짐작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짐작만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 장관은 '왜 미국이 이 사안을 문제 삼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것을 언론이 좀 취재해 달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이번 논란이 정부 내 자주파와 동맹파 간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정 장관은 "(구성시 관련 정보는) 10년 전인 지난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에도 있었고 이후 KBS를 비롯한 많은 국내외 언론이 보도했다"며 "정책 설명과 정보 유출은 동의어가 아니지 않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2005년 북핵 6자회담 당시 이를 진두지휘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이었다"며 "그때 국내외에 공개된 정보들을 꼼꼼하게 다 챙겨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미국의 정보 제한 조치가 사실이라면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간헐적으로 있었던 일"이라면서 "(이번 논란이) 한미 간 원만한 소통을 통해 잘 해결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야권 등에서 제기되는 '경질론'에 대해서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명한 것을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이 문제지 그 책임을 얘기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정 장관은 자신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도 이번 논란에 대한 당혹스러움을 표하는 한편, 논란의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정보 누출이라는 주장은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정보보고를 받지 않았는데 무슨 정보 누출을 한다는 말이냐"라면서 "그동안 한마디 없다가 이제 와서 한미 간 무슨 큰 이견이라도 있는 듯 부풀리며 정부를 공격하는 야당 등 일각의 행태도 참으로 보기 민망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의 기저에 "무슨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괜한 억측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반발짝 앞선 저의 행보에 대해 불편해할 분들도 계실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에게 맡겨진 정치적 역할과 시대적 소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내비쳤다.
이어 "흔들리는 국제정세와 꽉 막힌 남북관계 앞에서 바늘구멍이라도 뚫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노심초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과 이재명 정부의 통일부가 짊어져야 할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3월 2일 이사회에서 한 보고 중에 굉장한 심각한 보고가 있다"며 "지금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고,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농축률이) 60%인데 비해 북은 90% 무기급 우라늄을 만든다고 보고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미국 측은 이같은 정 장관의 발언이 기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알려진 평안북도 영변과 남포시 강선 외 한미 간 공유된 '기밀 정보' 공개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불만을 제기하며 약 일주일 전부터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중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plus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