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 열차' 6년 만에 재개…정동영 "단절된 한반도 연결해 주길"
접경지 관광 활성화 정책 일환…4·5월엔 2회, 6월부터 월 4회 운행
(서울·파주=뉴스1) 통일부 공동취재단·임여익 기자
"오늘은 이 기차가 서울역에서 출발해 도라산역까지 왔지만 언젠가는 국경을 넘어 개성과 평양을 거쳐 파리, 런던까지 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철도가 다시 한반도를 평화 공존의 길로 이어주길 기대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0일 경기 파주 도라산역에서 진행된 '비무장지대(DMZ) 평화 이음 열차' 운행 재개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역에서 도라산역까지 운행하는 DMZ 열차는 2019년 중단된 이후 6년 만에 재개됐다.
정 장관은 "세계 각지에서의 전쟁으로 불안이 일상화된 오늘날, DMZ 열차 재개가 국민에게 '일상 속에서의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작은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대만과 중국이 긴장 속에서도 통상·통항·통우라는 이른바 '3통 정책' 아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갔듯, 남북도 그렇게 되길 꿈꾼다"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고 출발해 11시 20분쯤 도라산역에 도착했다. 열차에는 정 장관을 비롯해 임동원·이재정·정세현·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추미애·박정·이용선·김영배·한준호·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리고 15명의 시민들도 함께했다.
정 장관은 열차 탑승에 앞서 철도기관사 모자를 쓰고 시민들의 '도라산행' 표를 직접 펀칭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총 4량으로 구성된 열차 한 칸에는 42명이 착석할 수 있다. 열차 내부는 일반 지하철과 비슷한 모습이었지만, DMZ 출입 관문과 도라산역 인근 사진 등이 군데군데 붙어있고 손잡이에는 바람개비 모양의 태극기도 설치돼 '안보 관광' 분위기를 조성했다.
열차에서 만난 중국인 유학생 페이 시엔징 씨(26)는 "고향이 중국 선양이라 어릴 때부터 학교에 남북한 학생들이 많아 자연스레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예전에도 DMZ 관광에 참여해 북한 땅을 보고 '생각보다 되게 가까운 거리인데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질까'하는 먹먹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인도네시아인 막비라 씨(20)는 "평범한 열차처럼 생겼는데 북한에 가까이 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신기하다"며 "앞으로 이 기차가 쭉 북한 쪽으로 가면 좋겠다. 외국인 친구들도 더 데려오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서울 예일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진서 군(8)은 "전에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 가봤는데 북한 사람들이 자전거 타는 모습이 보여 신기했다"며 "오늘도 전망대에서 북한 사람을 보고 싶어서 엄마와 오자고 했다"며 설렌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열차 안에는 편지를 부치면 6개월 뒤에 도착하는 '느린 우체통', DMZ 평화 포토월, 흑백 영수증 사진기 등 다양한 코너도 마련됐다.
도라산역은 남북이 지난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과 제1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계기로 경의선 복원 및 철도 연결에 합의하며 세워졌다. 서울역에서 약 56㎞ 떨어져 있으며, 개성공단 바로 옆인 판문역까지는 7㎞거리에 불과하다.
서울역과 도라산역을 오가는 정기열차는 이날 6년 6개월 만에 재개됐다. 지난 2002년부터 통근열차와 관광열차가 정기적으로 운행됐지만, 2019년 10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에 따른 수익성 문제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운영이 중단돼 왔다.
열차 이름은 DMZ를 평화의 공간으로 전환하고, 남북 간 끊어진 철도를 다시 이음으로써 남북관계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담아 'DMZ 평화 이음 열차'로 정해졌다.
이 열차는 일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민간인 통제구역 내의 △도라전망대 △통일촌 △제3땅굴 등 DMZ 지역의 관광지를 방문하는 여행 상품과 연계해 운영된다. 민통선 내 출입을 위해 반드시 사전 예약해야 하며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는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금요일에만 왕복 1회 운행되며, 6월부터는 매주 금요일에 운행될 예정이다. 예약은 '코레일'과 'DMZ 평화관광' 웹사이트 등에서 할 수 있다.
plus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