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인권결의안 참여, 대통령 정책 뒤집는 것…참모들 잘못"

'자주파' 정세현, '동맹파' 중심의 외교부·국가안보실 또 직격

10일 오전 'DMZ 평화 이음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출발해 도라산역 도착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열린 '도라산역 평화를 다시 잇다'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사사진기자단) 2026.4.10 ⓒ 뉴스1

(서울·파주=뉴스1) 통일부 공동취재단·임여익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10일 "그래봐야 북한인권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라며 이같은 결정이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겠다는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뒤집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진행된 '비무장지대(DMZ) 평화 이음 열차 운행 재개 기념식'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 체제를 인정한다,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면 그걸 참모들이 정책에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며 "왜 인권 문제로 (북한에) 시비를 거냐. 대북정책에 있어서 왔다 갔다 하지 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북한인권 상황을 개선하려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북한의 경제 수준이 먼저 올라가야 한다"며 인권결의안 참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이 말하면 참모들은 이를 뒤집는 조치를 하면 안 된다. 외교부 장관이나 국가안보실장은 인권 문제를 거론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면서, 기념식에 참석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 "정 장관님,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교육 좀 시켜주십시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한미 연합연습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일상적인 일이고 방어적인 차원이라고 하지만 북한은 그걸 적대 행위로 간주한다"면서 "기사를 보니 또 한미 간 해상 훈련을 한다고 하던데 제발 하지 말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게 '안 되더라도 계속 똑같은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것"이라면서 "대통령과 참모들이 같은 방향으로 가면 남북관계가 안정될 수 있다. 그러면 북한이 내세운 '적대적 두 국가'도 '평화적 두 국가'로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아울러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만약 미국이 협조하지 않을 거 같으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득하든지 하면 된다"며 "우리 정부가 죽어도 해야 한다고 하면 미국도 한다"며 자주적인 대북 정책을 거듭 강조했다.

남북관계 중심의 한반도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자주파'로 분류되는 정 전 장관은 한미동맹 및 다자외교 중심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동맹파'에 대해 수시로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엔 외교부를 향해 "미국이 하라는 것을 거역하면 안 된다는 그런 것이 습관화된 사람들"이라거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늠름하게 사실을 왜곡한다"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달 유엔 인권이사회가 24년 연속으로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불참을 검토하다 막판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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