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한반도 비핵화, 美 핵무기로 北 치지 않겠다 보장해야 가능"

"향후 북미회담서 비핵화 개념 규정 두고 심각한 논쟁 일어날 수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위해서는 미국 역시 소위 핵무기를 가지고 북한을 치지 않겠다는 약속 내지는 보장이 있어야만 달성될 수 있는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개최한 '2026 NK 포럼'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며칠 전 이재명 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 비핵화'는 곧 '북한 비핵화'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라며 "1993년에 북핵문제가 불거진 이후부터 한반도 비핵화라는 개념은 미국의 핵무기도 한반도에서 나가라(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시작전통제권도 쉽게 돌려주지 않는 미국을 상대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이 갖고 있는 핵으로 북한을 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하면, 미국은 '그런 비핵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거라면 북미 정상회담도 생각 없다'고 나올지도 모른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미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단순히 비핵화를 요구하거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라는 정도가 아니라, 정확히 '비핵화' 개념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의 문제를 두고 심각한 논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실행 가능한 경로 모색'을 주제로,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북핵 문제의 구조적 함의를 진단하고 현실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포럼에는 주한 외교단 19개국 30명이 참석했다.

김성배 전략연 원장은 포럼에서 "지금의 북핵 문제는 단순히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정치 환경 속에서 관리와 전환을 병행해야 할 구조적 과제"라며, 원칙과 현실 사이의 균형, 그리고 국제공조를 통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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