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하나원 비공개 방문…"탈북민 전원 북향민 용어 찬성"
장관 재임 후 처음으로 찾아 탈북민에게 '북향민' 용어 의견 직접 물어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이달 초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소(하나원)를 방문해 '탈북민' 용어를 '북향민'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한 당사자들의 의견을 직접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민 전원은 "찬성"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정 장관은 지난 12월 5일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하나원을 비공개 방문했다. 정 장관이 이곳을 방문한 건 장관 초임 시절이었던 2005년이 마지막으로, 올해 7월 25일 재임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하나원은 한국에 도착한 탈북민이 처음으로 국내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 시설로, 통일부 소속기관이자 국가 보안시설에 해당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정 장관은 60여명의 하나원 입소생 전원을 대상으로 통일부 정책을 설명하고 여러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정 장관은 '탈북민 호칭 변경안'에 대한 생각도 물었는데, 입소생 전원이 "탈북민이라는 단어가 싫다"며 변경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표했다고 한다.
지난 19일 정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탈북자 명칭을 북향민으로 변경하는 의견을 수렴 중"이라면서 "탈북민들 전원이 탈북자라는 명칭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는데, 이같은 발언은 이번 하나원 방문 당시 의견 청취 결과에 기반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통일부는 탈북민을 지칭하는 법적 용어인 '북한이탈주민'을 북향민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 정권을 벗어나 '탈출했다'는 뜻이 담긴 기존 단어의 어감이 강해 정서적인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7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탈북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이라는 법률용어나 탈북민, 탈북자 등의 용어를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8.9%에 달했다. 주로 '이탈'이라는 표현이나 '탈북'이라는 말이 주는 거부감 때문이었다.
한편 업무보고 당시 정 장관을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는 모두 탈북민 관련 정책을 논의하며 북향민으로 지칭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일부는 탈북민 호칭을 북향민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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