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양 출발 내일 中 도착…베이징역 경계 '최고 수준'

움직이는 요새 '태양호' 베이징역 광장 가장 가까운 선로에 정차할 듯
공안 배치 늘고 역 VIP통로 옆 상점·호텔 '휴업'…방탄차 타고 조어대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 '전승절'(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 참석차 방중이 임박한 1일 오후 중국 베이징역에 열차들이 정차해 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날 오후 평양에서 전용 열차를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했다. 2025.9.1/뉴스1 ⓒ News1 김일창 기자

(베이징=뉴스1) 김일창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오는 2일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역 주변의 경계도 한층 더 강화된 모습이다.

1일 찾은 베이징역 주변은 평소보다 많은 공안이 배치돼 있었다.

먼저 창안제(釣魚臺, 장안대로)에서 이어진 대로를 따라 베이징역으로 가기 위해 오른쪽으로 돌자 경찰 수십명이 2열 종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고, 양쪽 도로에는 흰색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었다.

이 도로는 김 총비서가 베이징역에서 내려 차량을 이용해 빠져나온 후 숙소인 중국 영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 조어대)로 향하기 위한 첫 관문이다.

김 총비서가 차량을 이용해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징역 VIP 통로 앞에는 공안 검문소로 보이는 천막이 설치돼 있었고, '공안'이라고 적힌 차량 수 대도 주차돼 있었다.

통로 바로 옆 상점들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좌우 약 250m에 달하는 베이징역 바깥 상점 중 문을 닫은 상점은 VIP 통로 인근이 유일했다.

이뿐만 아니라 베이징역 인근 호텔도 휴업 상태다. 김 총비서의 이동 동선을 고려할 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의 전용열차가 정차할 선로에는 이날까지 열차가 운행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019년 1월 방중 때 김 총비서의 열차는 베이징역 광장과 제일 가까운 선로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국 '전승절'(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 참석차 방중이 임박한 1일 오후 중국 베이징역 앞 도로에 차량이 오가고 있다. 2025.9.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따라서 2일 도착 때도 이 선로를 이용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용열차가 도착하면 대기하고 있는 차량 또는 북한에서부터 열차에 직접 싣고 온 방탄차량에 올라탄 후 VIP 통로를 이용해 빠져나가 곧바로 조어대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베이징역은 인파로 북적였지만, 김 총비서가 도착하는 내일은 상황이 매우 다를 것으로 보인다. 보안 등을 고려해 정확한 정보가 나오지 않았지만, 도착 시간에 맞춰 통제가 강화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대북 소식통은 이날 오후 김 총비서가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를 태운 전용열차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선양, 톈진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철도총공사가 운영하는 공식 기차표 예매시스템 12306에 따르면 이날과 내일 랴오닝성 단둥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열차편 운행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고속열차 기준, 단둥에서 베이징까지 거리는 약 1000㎞다. 김 총비서 전용열차 '태양호'의 시속이 50~60㎞인 점을 감안하면 베이징역까지 16~20시간, 길게는 하루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김 총비서의 전용열차는 '움직이는 요새'로 불릴 만큼 두꺼운 철판으로 제작돼 폭탄 테러에도 상당한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집무실과 침실은 물론 최고 수준의 무장·통신 장비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019년 1월 9일김정은 총비서의 4차 방중 소식을 같은달 10일자 지면에 보도하면서 낸 사진. 사진 내용은 김 총비서가 방중을 마치고 베이징역에서 평양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올라타며 인사를 하는 모습이다. (노동신문) 2019.1.10/뉴스1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