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 비정규편 '착륙' 대사관은 '공사중'…김정은 맞이 분주한 베이징(종합)

中전승절 행사 사흘 앞으로…고려항공 비정규 노선 두 대 나란히 中 도착
金 위원장 전용열차 타고 베이징 도착 전망…대사관 새 조형물 설치 완료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사흘 앞둔 3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으로 북한 고려항공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2025.8.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김일창 기자 =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노동당 총서기)의 중국 방문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31일 베이징 곳곳에서 포착됐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건물 옥상 기념물 설치를 완료했고, 고려항공의 평양~베이징 비정규편 비행기 두 대가 이날 베이징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중국의 전승절(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승리) 80주년 기념행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열병식이 열리는 천안문 주변은 경비가 한층 더 삼엄해진 모습이다.

북한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2대가 이날 오후 약 1시간 간격으로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나란히 도착했다. 그러나 항공기 도착 상황이 표시되는 공항 전광판에는 해당 운항정보가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현재 고려항공은 1주일에 두 번(화·토) 평양~베이징 정기노선을 운영한다. 정기편 운항 계획이 없는 이날 고려항공 항공기가 베이징에 도착한 것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 측이 관련 준비를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측의 어떤 인사가 이 항공기들을 타고 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항공기에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북측 인사들이 일반 게이트를 통해 빠져나오는 장면도, 공항 밖 주차장에서 북한 대사관 차량 등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해당 항공편을 통해 김 위원장이 탑승하게 될 방탄 차량과 같은 주요 물품들이 도착했을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방중을 앞두고 고려항공이 매주 2회 운항하는 정기편 운항 일정이 조율될 가능성도 있다.

서우두공항 2터미널의 항공기 도착 정보 현황 전광판에는 고려항공이 운영하는 JS15편이 1일(월) 오전 10시 도착 예정이라고 뜬다.

해당 항공편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오전 8시 30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9시 50분 베이징에 도착한다.

중국 베이징 외교가에 자리 잡은 주중 북한대사관 본관 옥상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5.8.31/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현지 외교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여전히 전용열차를 이용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철도총공사가 운영하는 공식 기차표 예매시스템인 12306에 따르면 9월 1일과 2일 랴오닝성 단둥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열차편의 운행이 잠정 중단됐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1일 단둥에서 출발해 2일 베이징에 도착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전승절 행사를 사흘 앞두고 단둥발 베이징행 열차 운행 정보가 사라진 것은 김 위원장의 방중과 연관된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외교가의 설명이다.

압록강 위로 단둥~신의주 구간을 지나는 중조우의교가 내려다보이는 단둥 중롄호텔의 외국인 예약이 불가한 것도 김 위원장의 철로 이용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 데뷔에 베이징 외교가에 위치한 북한대사관의 움직임도 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대사관은 이날 본관 옥상에 구조물 설치를 완료했다. 애초 북한대사관 본관 옥상에는 인공기만 걸려 있었는데, 이번에 금형원판을 새로 설치했다. 금형원판에는 수력발전소와 송전탑 등이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그림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담긴 글귀가 쓰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사관 내부에서는 대형 크레인이 설치를 마치고 철수하는 모습이 보였다. 울타리 안에서는 공사 소음이 들려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 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전승절 80주년 행사가 임박하면서 천안문 광장 주변의 경비도 삼엄해진 모습이다.

시 주석이 정상들과 함께 오르는 천안문 망루 앞에서는 일반인들의 도보 출입이 사실상 통제된 상황이다. 자전거를 이용해 지나갈 수 있으나 공안으로부터 짐 검사를 해야 이동이 가능하며 중간에 멈춰서는 안 된다.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 곳곳도 상당량의 바리케이드가 준비돼 있는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 외교가에 있는 주중 북한대사관 옥상에 새로 설치된 조형물이 보인다. 2025.8.31/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주중 북한대사관 옥상에 설치된 조형물 세부 모습. 송전탑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