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25 맞아 "한국쓰레기" 비난…'관계 개선' 호응은 아직

"한국 쓰레기"·"한국전쟁광신자" 등 비난하며 '적개심' 고취
다만 '괴뢰 표현' 줄어…당분간 신중 모드 지속 전망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6·25미제반대투쟁의 날(6·25한국전쟁 기념일)에 즈음해 청년학생들, 여맹원들, 농근맹중앙위원회, 농업근로자 등이 참석한 복수결의모임이 24일 각각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6·25전쟁(한국전쟁) 75주년을 맞아 진행한 반미 행사에서 한국을 비난하며 "한국쓰레기"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을 향해 유화적인 손짓을 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호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에 즈음한 청년 학생들의 복수모임이 지난 24일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리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한사코 가로막으려고 연대와 세기를 이어오며 미쳐날뛰는 미제와 한국쓰레기들의 대결 광기는 온 나라 전체 인민과 열혈 청년들의 분노와 적개심을 활화로 분출시키고 있다"라고 한미에 대한 적대 의식을 끌어올렸다.

전날 여맹일꾼들과 여맹원들도 복수결의모임에서 "만약 침략자들이 또다시 전쟁을 강요한다면 원한 품고 쓰러진 어머니들과 귀여운 어린이들의 몫까지 합쳐 미제와 한국쓰레기들을 천백배로 복수할 철석의 의지"를 표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을 적대감이 담긴 '한국쓰레기'라고 표현하면서 주민들의 적개심을 높인 것이다.

아울러 신문은 전날 평양국제문화회관에서 개막한 계급교양주제 미술전시회 소식 보도에서도 한국을 '한국전쟁광신자', '한국 깡패무리' 등으로 언급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6·25미제반대투쟁의 날(6·25한국전쟁 기념일)에 즈음 계급교양 주제 미술전시회가 지난 24일 평양국제문화회관에서 개막됐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올해 행사에서 나온 대남 비난은 예년과 비교해 다소 수위가 낮아진 경향이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 중단과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있고 북한도 이전 정부 때보다 대남 비난에 어느 정도 신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군중집회 관련 보도에선 '한국괴뢰족속'이라는 적대적인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그러나 '괴뢰' 표현은 지난 4월 22일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괴뢰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북한이 여전히 한국을 '쓰레기'라고 비난한 것은 아직 남한에 대한 적대적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집회는 남북 관계가 개선됐던 2018년을 기점으로는 개최되지 않다가 적대 분위기가 심화된 2022년부터 재개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또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이후 대남 확성기 방송을 즉시멈췄지만 그외에 새 정부의 관계 개선 기조에 전향적으로 호응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북한이 '괴뢰'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도 '남북 두국가' 선언에 따라 민족이나 동족을 연상케 할 수 있는 만큼 그 표현을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유동적인 국제 정세 상황을 살피는 '신중 모드'를 유지한 뒤 추후 반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