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구상'에 前외교·통일장관 "비핵화 개념부터 명확히"

송민순 "담대한 구상, 현상 관리 위한 것으로 생각해야"
홍용표 "北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

권영세 통일부 장관(가운데_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2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2022.8.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기조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전직 통일·외교부 장관들은 우선 '북한 비핵화'의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3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서울에서 열린 2022년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1세션(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정상화) 패널로 참석, '담대한 구상'에 대해 "현 상황을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한 구상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지금은 북한이 이미 핵을 만든 상태에서 우리가 상황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추격하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송 전 장관은 이어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지금 정부도 '북한 비핵화'가 정의되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지금이라도 이미 전개된 상황을 추격하는 게 아니라 리드하기 위해선 정부기 '담대한 구상'이란 이름에 맞는 생각을 갖든지, 아니면 현상을 관리하는 적절한 정책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현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노딜'로 끝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 이상으로 북한과 협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송 전 장관은 앞서 '담대한 구상'을 거부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엔 "우리에게 '정말로 담대하고 싶으면 제재 해제 카드 들고 오라'란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안전보장에 따른 핵포기는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면서 이는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핵우산을 거두는 것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조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 전 장관은 "따라서 '담대한 구상'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우리도 대화와 대결 카드를 모두 갖고 있다는 걸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홍용표 전 통일부 장관도 이날 포럼에서 비핵화 개념부터 세워야 한다는 송 전 장관 의견에 동의한다며 "북한이 어떤 경로로 핵을 가졌는지에 대해 정확히 분석·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장관은 또 "핵심 문제는 북한의 안전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북한이 핵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변경하는 이른바 '현상 변경'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도 "북한은 핵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스스로 객관적인 시각에서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자극과 동시에 다른 복합적인 것도 같이 가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김 원장은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선 중국의 지원만으론 북한의 경제발전이 어렵다며 "북한이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식하게 하고 우리도 중국과 미국을 설득하는 접근법으로 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