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추방' 법적 근거 없어… 정부도 "보완 필요성 공감"
2019년 '북송', 귀순 의사 밝힌 탈북민 송환 첫 사례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2019년 '탈북어민 북송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최근 재연되면서 북한주민 북송에 관한 법·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10월31일 탈북민 2명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남한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닷새 만에 북송됐다. 당시 우리 정부는 이들이 귀순 의향을 밝혔음에도 △진술·행동에 일관성이 없어 진정성이 의심되고, △중대 범죄자로서 우리 국민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귀순의 진정성'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처럼 그 결정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현행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북한주민이탈법)에 따르면 탈북민들은 우리 정부로부터 교육·취업·주거지원을 받는 '보호' 대상과 그 예외인 '비보호' 대상으로 나뉜다. '비보호' 대상은 국제형사범죄 혐의가 있거나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인 경우, 위장탈북 혐의가 있거나 국내 입국 후 3년이 지난 경우 등이 해당한다.
15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달 1일 현재까지 이미 중범죄를 이유로 '비보호' 대상으로 분류된 탈북민 23명이 국내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그로나 2019년 사건 땐 탈북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중범죄를 이유로 북한으로 돌려보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황이다. 당시 정부가 남북대화·교류 등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저자세'를 보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부는 2019년 당시 북송한 인원들에 대해 '귀순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북한주민이탈법상 '비보호' 대상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북한이탈주민법은 탈북민을 보호·비보호 대상으로 나누는 범위를 정한 것일 뿐, 추방을 결정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현행 법률 가운데 탈북민 추방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조항을 담은 법률은 없다. 통일부 당국자의 이 같은 설명은 2019년 당시 탈북민 북송 결정은 법적 판단이 아니라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한다.
통일부가 탈북민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에 참여한 것도 이 사건 이후인 2020년부터다. 합동조사단은 월남한 탈북민의 귀순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경찰, 지역 군부대 등이 참여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통일부는 탈북민 관련 주무부처임에도 여기서 빠져 있었단 것이다.
통일부 산하에 법률전문가 위주의 관련 자문단이 꾸려진 것도 2019년 12월부터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탈북어민 북송사건 이전엔 단순히 귀순, 송환 등 2가지 선택지만 있었다"며 "이후 법적 쟁점이 생겨 자문단을 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귀순 의사 판단에 대한 객관성 확보, 남북한 간의 형사사법공조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단 지적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주민 추방에 관한 법·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에 공감한다"며 "장기적으로 보완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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