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 '투 코리아' 공식화…통일 걱정하는 듯"

민주평통 창립 40주년 기념 포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다시 평화의 봄, 새로운 한반도의 길' 세미나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2021.3.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4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초 당규약을 변경하면서 '투 코리아'(Two Korea) 노선을 공식화했다고 주장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날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창립 40주년 기념 포럼 '한반도 종전과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전략적 접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올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해서 '원 코리아'(One Korea)가 아니라 투 코리아를 기정 사실화하고, 법 제도적으로도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해 초 당 규약 개정을 통해 통일과업부분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의 표현을 삭제했다. 또 '민족의 공동번영'이라는 남북 공존을 강조하는 표현도 추가했다. 기존 '조국을 통일하고'는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고'로 장기적인 표현으로 수정됐다.

이에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통일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 같다"면서 "이를테면 남한에게 흡수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1991년 남북이 유엔 가입을 진행한 때부터 사실상 국제법상 남북은 '투 코리아'가 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이 시점부터 북한은 남한에게 흡수통일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여전히 남쪽 문화가 북측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겁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작년 말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면서 남한 동영상 유포 북한 주민들에게는 사형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민심이 남쪽으로 넘어가는걸 막겠다는 의미로, 제도적 장벽을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종전선언이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재개를 하기 위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그 자체에 목적을 두기 보다 이를 통해 남북이 경제 공동체를 만들고, 사회·문화 공동체를 만들며, 남북관계를 서서히 발전 시키면서 분단의 고통과 불이익을 최소화하며 사실상의 통일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미·중 경쟁시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전략'이라는 발제를 통해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국익을 고려할 때 미중에 일방적으로 기울기 보다는 '균형'을 찾아 미중 사이의 갈등을 완화하고 국익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두 나라 사이의 경쟁관계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교착 상태의 장기화와 미중 갈등 격화 속 우리 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상태를 지적하며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백신의 생산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이를 활용해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도적 지원을 통한 신뢰 회복 노력을 지속하고, 지난해부터 우리 정부가 추진한 바 있던 '개별관광'이나 '작은 교역'과 같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우회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