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탈북단체 찾아가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구

전단 아닌 다른 형태 '대북 정보유입' 권유…"훈시조로 질문"
통일부 "남북관계발전법 설명 및 인권 의견 수렴 과정"

대북전단 살포 풍선.(독자 제공) 2020.6.23/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서재준 기자 = 정부가 최근 일부 탈북민 단체들과 면담을 갖고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해 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탈북민 단체 등에 따르면, 통일부는 지난 13일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를 찾아가 전단이 아닌 다른 활동으로 대북 정보유입 활동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대북전단을 해마다 평균 1000개 이상씩 날려왔으며, 대북풍선 특허증을 내기도 한 인물이다.

이 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통일부 소속 직원 2명이 찾아와 대북전단을 살포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북전단이 아닌 대북정보 유입을 위한 다른 방법을 찾으면 안 되냐"며 사실상 훈시조로 질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대북전단이 효과적인 정보유입수단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대북정보 유입은 크게 3가지(전단·전파·인간교류)로 이뤄지지만 이중 폐쇄가 특징인 북한을 상대로 유일하게 자유롭다고 할 정도로 가장 효과적인 정보유입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통일부는 일부 탈북민 단체들과 면담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일명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3월30일 시행된 이후 북한인권 관련 단체들을 대상으로 이 법에 대해 설명을 진행하고, 그들의 협조 요청을 하는 과정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통일부 전경(자료사진).ⓒ 뉴스1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시각 매개물 게시는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가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도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 정상간 합위를 위반하는 사항이며, 접경주민들의 생명·안전권을 해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종종 탈북 단체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자 면담을 가졌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4월 말부터 약 두 달간 약 10개의 북한인권 관련 단체들이랑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들에게 법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동시에 북한 인권 관련한 현황도 파악하는 게 면담의 주된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전단 살포를 진행하는 단체들만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통일부가 면담에 나서기 시작한 시점은 이 법이 시행된 직후가 아닌 4월 말이다. 공교롭게도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예고를 한 시기다. 현재 박 대표는 대북전단 살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겨냥해 "남북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남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부로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일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상응한 행동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