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댄스영화제, 신상옥·최은희 납북사건 다룬 다큐 상영

'연인과 독재자'…선댄스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초청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2014.12.4/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서울=뉴스1) 김효진 기자 = 북한에 납치됐다 탈출한 한국의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인 부인의 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미국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이 2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 유명 영화감독인 신상옥씨와 영화배우인 부인 최은희씨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가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영국 감독 로스 애덤과 롭 캐넌이 제작한 94분짜리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는 올해 미국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돼 지난 22일 공개됐다.

선댄스영화제는 주로 독립영화를 초청해 소개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매년 미국 유타 주에서 열린다.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는 신상옥, 최은희씨의 피랍 전후 과정과 북한에서의 생활, 그리고 탈북 당시의 상황을 담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 영화를 발전시키겠다는 의도에서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씨를 납치하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VOA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우리 꺼하고 합쳐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서 서방에 보여주자는 거요. 그래서 내가 신 감독에 대한 기대가 커요"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공작원들은 1978년 먼저 최은희 씨를 홍콩에서 납치했다. 그 뒤 최은희 씨를 찾으려고 홍콩에 건너간 신상옥 감독도 함께 피랍됐다.

신상옥, 최은희 부부는 납북된 뒤 북한에서 활동하며 영화 17편을 만들었다. 이후 이들 부부는 1986년 해외촬영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 갔다가 그 곳에서 미국대사관으로 극적으로 탈출했다.

신 감독은 북한을 탈출한 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여러 영화를 제작하다 2006년에 세상을 떠났다. 최 씨는 한국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회고록을 내기도 했다.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