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한반도 정세, 북 핵실험후 주도권 다툼 치열할 듯
'핵 보유국' 인정받고 싶은 北…북미대화 노림수
美 오바마 대북정책, 시험대 올라
중국, 北 도발에 당혹…남북관계 급속도로 경색
- 김효진 기자
(서울=뉴스1) 김효진 기자 = 북한이 6일 기습적으로 제4차 핵실험을 감행함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풍랑이 거세지고 있다.
북한은 기존 핵실험과 달리 첫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의 목적이 '핵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얻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만큼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또 다시 외교정책 시험대에 올랐고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은 또다른 골칫거리를 떠안게 됐다.
지난해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건을 계기로 모처럼 조성된 남북 간 대화 분위기도 '8·25 합의' 이전으로 되돌아 갈 처지에 놓였다.
새해 들어 북한은 그동안 소원했던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 나서는 한편 그동안 문을 닫았던 국제사회에도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일례로 세계 각국의 정상과 경제계 인사들이 집결하는 다보스포럼에 18년 만에 리용수 외무상을 보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시점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다만 경제는 물론 모든 면에서 폐쇄 사회인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가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는 자신감만은 여전한 듯하다.
북핵과 관련해 우리나라와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진정성 있는 조치를 한다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대화와 경제 협력에 나서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노리고 이번 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면 뭔가 착각했다는 얘기다.
중국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미우나 고우나 북한은 중국의 우방이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은 중국의 동쪽 끝 국경지대에서 한미일 군사적 공조를 저지하는 최후 보루에 위치해 있다. 국제사회가 아무리 북한을 왕따시켜도 보듬고 가야 하는 그런 존재라는 얘기다.
하지만 핵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중국도 완고하다.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할수록 한반도의 위기는 심화되고 이는 북한의 존재감으로 얻는 이익 보다 중국이 잃을 게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중국에 사전 통보 없이 예고없이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측으로부터 더 큰 분노를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더욱 강경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이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이 저강도 제재에는 동의해도 고강도 제재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돼 있는 점도 변수다. 미 정부는 그동안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마다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대북제재를 주도해 왔다.
오는 5월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북한은 11월 미국 대선 및 정권교체 전 '핵 보유국'으로 인정 받고 싶어하지만 미국은 더욱 강화된 제재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과 전통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던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에 협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러시아는 북핵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지만 북한과는 전통적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남북 관계다. 남북은 8.25 합의 이후 대화 분위기를 되살려 놓은 듯 했지만 다시 극도의 긴장상태가 이어지게 됐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3년 2월 12일에도 3차 핵실험을 단행해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다음달부터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 훈련이 예정돼 있다. 북한은 그동안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한미훈련 중단을 요구했던 만큼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벌인다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이 핵실험이라는 상당한 부담을 안겨준 만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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