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선언' 6주년...南北 관계는 여전히 안개 속
남한 측 정권 교체 후 사실상 사문화
군사적 충돌·개성공단·이산상봉 등 우여곡절 속 6자회담 재개 여부 주목
- 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이 정식명칭인 10·4 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 선언 추진은 물론 남북간 새로운 경제협력사업으로서의 안변·남포의 조선협력단지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간 첫 정상회담을 통해 도출됐던 '6·15 선언'을 계승해 남북간 평화협력과 경제협력의 확대를 도모했던 10·4 선언은 그러나 대부분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못한 채 사실상 사문화됐다.
이에 대해선 노무현 정부 말기에 이뤄진 합의로서 차기 정부에 대한 연결성이 떨어지는 데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 '선 핵포기'를 요구하며 남북관계에서 일관된 자세를 유지한 것이 배경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남북간 경제협력 사업의 확대는 그에 따르는 재정 부담등이 이미 합의단계에서 부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해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서도 10·4 선언으로부터 보다 더 구체화된 합의 사항의 전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은 10·4 선언 역시 다른 남북간 합의 사항과 마찬가지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달 확정한 제2차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에는 노무현 정부 당시 확정 된 1차 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추진 등 10·4 선언에 포함됐던 내용들이 상당수 빠진것으로 나타났다.
남북은 10·4 선언 합의 이후 지난 6년간 우리 관광객 피격에 따른 금강산 관광 중단은 물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정전 이후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되는 군사적 충돌까지 겪으며 대립을 거듭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약 4개월여 간의 개성공단 중단 사태를 겪으며 남북경제협력사업의 핵심 키워드이던 개성공단 마저 한때 폐쇄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4개월여 간의 공방 이후 개성공단 재가동이 극적으로 합의된 후 이어진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합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 추진 등으로 남북관계는 한때 해빙모드로 가속도를 내는 듯 했으나 최근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상봉 연기로 인해 다시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한편으론 남북, 미국, 중국을 포함한 6자는 물론 국제정세에도 큰 영향을 끼칠 북한의 핵 관련 문제들도 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이어가며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 관계 개선을 원하는 북한이 국제 정세를 먼저 판단해 남북관계의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경향이 있는 만큼 6자회담의 재개 등과 관련해 변화된 사항이 새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이산가족 상봉 연기로 인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풀리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핵문제를 논의할 6자회담과 관련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남북이 금강산 관광이나 이산가족 상봉 논의를 재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최근 북한은 유엔이라는 국제 무대는 물론 중국과 독일, 영국 등에서 잇따라 민-관 합동 형태의 세미나를 통해 6자회담 복귀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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