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北日대화 "납북자문제 해결 시간 걸릴 듯"
"납북자 문제 당장 진전 없어도 대화채널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
본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 앞선 실무 선에서 진행된 대화였지만, 양측은 이틀 간 열기로 했던 회담 일정을 하루 연장하는 등 본회담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국 대표단은 사흘간 진행된 회담에서 상대 대사관을 오가며 본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양측은 일본인 유골반환과 일본인 유족의 북한 묘소 참배 문제에 대해선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반면,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본회담 의제에 넣을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측 관계자가 회담을 마친 31일 "본회담에서는 상호 관심사를 폭넓게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본회담 공식 의제에 대해 다소 애매하게 표현한 것은 납북자 문제에 대한 양측 간 이견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당국은 이번 북일 간 회담에 대해 본격적인 대화에 앞선 준비과정이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매개로 북일 정부 간 대화채널이 사실상 복원된 것으로 보고있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본회담이 끝나봐야 이번 북일접촉을 평가할 수 있겠지만, 납북자 문제에 대한 논의없이 양측 간 대화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일 간 대화가 끊어진 지점에도 역시 납북자 문제가 있었던 만큼 여기에서부터 다시 대화 추동력을 끌어낼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당국자는 "북한 역시 일본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대화에 임할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이를 협상 주안점으로 두고 일본으로부터 경제지원 등을 얻어내는 등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본회담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북일 간 대화가 다시 시작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측이 본격 대화에 나서고 일정을 늘리면서까지 협상한 것은 그만큼 서로 뭔가 성과를 이끌어 내보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어렵게 '밥상'을 다시 차리기 시작했는데, 납치자 문제로 이견을 보인다고해서 밥상이 깨지진 어렵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이번 본회의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하더라도 대화채널을 유지해 갈 것이라는 뜻이다.
서울의 한 일본 소식통도 "이제 막 대화가 재개된 시점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북일 간 대화 채널이 다시 가동됐다는 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오는 17일 국장급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북측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9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일본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일본인 납북의혹 문제와 과거사 청산, 북일 간 경협, 국교정상화에 대한 의지 확인 등 당시로서는 상당한 성과를 끌어냈었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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