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지뢰폭발 사과 촉구…국경선 요새화 즉각 중단하라"(종합)
합참 "전적 北 책임"…유엔사도 "MDL 이남 정전협정 위반"
北, 김여정 담화 통해 "남한 자작극"…지뢰 매설 강력 부인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우리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를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북한은 해당 사고가 남측의 '자작극'이라며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오히려 군사적 보복을 경고했다.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30일 오전 국방부에서 "지난 21일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지뢰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북한은 소위 '국경선 요새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하고, 북측의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북한은 우리 정부의 일관된 한반도 평화공존 노력에도 불구하고 MDL 인근 지뢰 매설 등 국경선 요새화를 지속 추진해 왔으며 이는 남북 간 접경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기존 남북 간 합의 정신을 해치는 것으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유엔사도 강 본부장 발표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 군과 협조해 지난 21일 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한 합동 현장조사를 실시했다"며 "현장조사 과정에서 MDL 이남 대한민국 측 지역에서 북한 대인지뢰 1발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엔사는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고, 확립된 정전협정 체계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21일 육군 제25사단 수색대와 관할 공병대 장병 18명이 유엔사의 MDL 이남 북한 지뢰 매설 추정 지역 조사를 위한 수색로 개척 작전 중 북한의 수지(플라스틱) 반(反)보병 지뢰 2발이 폭발해 수색대대장 등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합참은 사고 직후 권대원 합동참모차장(육군 중장)을 팀장으로 하는 사고조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유엔사와 함께 지난 26일부터 사고 지점까지의 기동로 개척 및 증거물 확보 등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합참은 지난 28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감정 결과와 현장 정황 등을 토대로 이번 폭발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고 이에 따라 책임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북한이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물리적 단절을 위해 진행하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큰 범위 내에서는 그 자체가 당연히 도발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지뢰 폭발 사고를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과정에서 발생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도발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합참과 유엔사가 이날 북한을 향해 입장을 낸 것은 이날 오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서부전선 북한 지뢰 폭발 사건에서 북한의 책임을 부인하고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이 나온 것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도발의 장본인들은 자작광대극의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이번 사건은 도발 시기와 수법에 있어서 10여년 전 세상을 소란하게 했던 '목함지뢰 사건'을 그대로 방불케 하는 명백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한국군이 조사 결과를 조작하고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 시행'을 공공연히 운운하며 우리에 대한 정치군사적 도발을 '정당화할 명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북 확성기 재설치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철거한 대조선 확성기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열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김 부장은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월선 문제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북한군이 2년 전부터 진행한 차단물 공사가 "그 어떤 군사적 목적과는 무관한 철저한 주권 행사"라며 한국군이 월선을 구실로 경고 방송과 경고사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8월 이후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이 "매일과 같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 군인들은 단 한 번도 국경선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정세 격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워 보려는 의도적이며 계획적인 억지 주장"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장은 아울러 "최근 도발이 잦은 한국군 3군단 21보병사단 비무장지대 방향에 우리 군대는 전술적 반격수단들을 증강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한국군이) 경고사격이 아닌 실지사격을 가해온다면 우리 국경부대들은 즉시적이고 가차 없는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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