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한반도 문제 논의'…북미 정상회담 '불씨' 지속

트럼프, 시진핑과 논의…북미대화 中 역할론 주목
北 '핵보유국 지위·적대정책 철회' 고수…대화 재개 문턱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면서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대화 재개의 불씨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5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와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등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미중 정상은 중국이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미국이 개최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상호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미중 정상 간 공식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의제로 오른 만큼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구상과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에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잇달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연내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우리 국가정보원도 이달 초 북미 정상회담이 언제든 성사될 수 있다는 취지의 분석을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과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중국의 역할론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한반도 문제의 주요 변수로 거론돼 왔고, 최근 북한 역시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 복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문제가 다시 정상외교 무대의 주요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APEC 개최국인 중국이 북미 대화를 위한 장소를 제공하고 북미 간 관계를 중재하는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중국이 북미 대화의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맡을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미 간 직접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미국이 먼저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역시 지난달 방한 당시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며, 특히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며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미 외교장관은 최근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대화 재개 문제를 논의했으며, 미국 측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총비서 간 추가 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대화 문은 열어둔 北…'핵보유국' 전제로 협상 문턱 높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미 간 대화가 실제 협상으로 이어지기까지 넘어야 할 문턱은 여전히 높다.

북한은 최근 담화 등을 통해 비핵화 요구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난은 상대적으로 자제하면서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는 모습이다.

과거 북미 대화 당시와 달라진 북한의 대외 환경도 변수로 꼽힌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군사·경제 협력을 크게 강화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협상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2018~2019년 북미 협상 당시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졌고, 협상이 재개돼도 과거보다 더 많은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추후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협조 여부와 북한의 반응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행보를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한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 담당 부상의 대미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하면서도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북미 양측의 탐색전이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