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 2명 1년 8개월만에 한국행…별도 정착 지원 예상(종합)

젤렌스키, 유엔총회서 북한군 2명 한국 송환 사실 공개
정부도 젤렌스키 발언 사실상 인정…별도 신병 처리 예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교전 중 생포된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내 포로수용시설 침대에서 한국어로 신문을 받는 영상./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인폼네이팜 텔레그램 캡처

(서울=뉴스1) 윤주현 권영미 기자 =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가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1년 8개월 만에 한국으로 송환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군 전쟁 포로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한국으로 송환된 이례적인 사례인 만큼, 우리 정부 차원의 별도 관리가 예상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정부는 우크라이나 내 북한군 포로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이러한 입장에 따라 그간 우크라이나 측을 비롯한 관련국·기관과 필요한 소통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했다.

이어 "당사자 및 가족의 신변안전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개별 인원의 신병 처리 여부나 시기·경로, 양국 간 구체적인 협의 내용 등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북한군 포로들의 한국행을 사실상 인정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의 모습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공개된 북한군 포로는 총 2명으로, 이후 이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행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우리 정부 또한 본인의 자유의사와 국제법에 따라 이들이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었다. 이후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 북한군 포로들의 한국 송환을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군 포로 문제를 논의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지난 6월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만나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북한군 포로 두 명의 한국행은 우크라이나의 복잡한 사정으로 장기간 지체돼 왔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포로 문제가 러시아와의 자국민 포로 교환 문제와도 연계돼 있다는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직접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사실을 밝힌 만큼, 양국이 북한군의 송환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강제 송환 금지'와 '자유의사 존중'이라는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 아래 송환 문제를 논의했지만, 현실적인 교환·송환 협상 과정에선 다소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탈북민이 제3국을 통해 입국하면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의 신원 확인 및 임시 보호 조치를 거쳐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다. 다만 전쟁 포로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이들에 대한 관리와 정착 지원은 별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24년 10월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병된 북한군은 1만 6000명 수준으로, 교대 인원까지 합치면 약 2만 5000명이 전선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