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막판 진통', 호르무즈 파병 '최종 고심'…무거워진 조현 어깨

한미 외교장관회담서 첨예한 현안 막판 조율 '과제'
李 대통령 이달 하순 방미·트럼프와의 약식 회동 여부도 주목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서재준 =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미국을 방문해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임한다. 조 장관은 대미 투자 1차 프로젝트 합의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라는 첨예한 현안 해결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워싱턴 원정을 떠나게 됐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다.

두 장관은 한국의 3500억 달러(약 479조 원) 규모 대미 투자 1차 프로젝트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파병 요구가 여전한 상황에서 만난다. 이 두 사안이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된다는 뜻이다.

조 장관은 당초 17~18일쯤 한미가 대미 투자 1차 프로젝트를 합의한 뒤 루비오 장관과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미 투자는 미국이 한미 현안 중 가장 우선순위에 놓았던 것인 만큼, 이 사안의 출구를 찾은 뒤 양국의 외교장관이 만난다면 정부도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원자력 협정 개정 등 다른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핵잠 도입 및 원자력 협정 개정 협의(통칭 안보협의)는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라 진행되는 것인데, 미국은 올해 1월부터 개시하려던 실무협의를 대미 투자 지연을 이유로 미루다 지난 6월 한 차례 협의에 응한 뒤 다시 논의의 문을 닫은 상태다.

그러나 대미 투자 1차 프로젝트의 최종 합의 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분위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주 미국에서 협의를 진행한 뒤 지난 13일 귀국하며 "이번 주 안에 최종 타결 후 발표까지 해보자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그 때문에 늦어도 18일에 양국이 합의문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까지 양국의 합의문 발표 일정 등 관련 동향이 구체적으로 파악되진 않고 있다. 오히려 조 장관이 루비오 장관과 대미 투자 관련 막판 대면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된 모양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정부는 파병 관련 실무적 준비는 진행하면서도 파병의 최종 결정을 최대한 미루고 있다. 동시에 '기술적 지원' 등 파병의 대안도 미국이 요구하는 '기여'의 시나리오에 넣고 다각적 검토를 하고 있다.

이는 대미 투자 성사로 미국의 '불만'을 관리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심경 변화 등 미국의 태도를 살피기 위한 '전략적 모호성'으로 보였다. 하지만 대미 투자 문제가 최종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면 미국의 공세적 태도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에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국가들은 이 전쟁이 끝난 뒤 미국에 배상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파병을 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전쟁 비용 분담'이나 군수·방산 지원 등 새로운 요구를 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발언이다.

조 장관의 우선 과제는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대한 미국의 '진의'를 확인하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여론과 한반도 안보 여건을 설명하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이 병력인지, 비용인지, 군수·방산 지원인지 구체적인 요구 수준을 가려내야 한다. 동시에 파병이 쉽지 않은 한국의 사정을 이해한다는 미국 측의 신호를 끌어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조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오는 22일 개막하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현안을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약식 회동' 등을 통해 담판 짓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