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수습 시신 신원 확인 난항…정부, DNA 장비·전문가 투입

임상우 신속대응팀장 "성과 없이 귀국해 죄송하고 안타까워"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한 합동신속대응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 공항에 마중나온 대사관 직원이 인원들을 인솔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윤주현 기자 = 네팔 홍수 피해 현장에서 수습되는 시신 상당수가 온전하지 않은 상태인 데다 현지 보존 여건도 열악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DNA 분석 장비와 전문가를 현지에 보내 네팔 당국과 공동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팔 현지에 파견됐다 귀국한 외교부 당국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홍수가 상상 이상의 위력으로 현장을 휩쓸면서 온전한 상태보다 그렇지 않은 시신이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지 기온과 시신 보존 여건도 좋지 않고, 시신을 제대로 안치할 영안시설도 부족하다"며 "현장 상황이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수색·구조 이후 시신 수습과 신원 확인 단계에 대비해 네팔 경찰과 조기에 협의를 시작했다. 네팔 측은 신원 확인에 필요한 장비와 전문 역량이 부족하다며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는 DNA 분석 장비 4대와 전문가 2명을 파견해 현지 연구소에 장비를 설치하고 네팔 전문가들과 합동 근무 체계를 구축했다. 이 당국자는 "제보가 들어올 때마다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했다"며 "안타깝게도 한국인으로 확인된 경우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열흘간 네팔에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을 이끌다 최근 귀국한 임상우 공공외교대사는 "무거운 마음으로 귀국했다"며 "현장에 도착한 직후부터 연락 두절자 가족들을 만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안타깝게도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오게 돼 굉장히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네팔 정부는 홍수 발생 초기 외국 구조대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네팔군이 한국인 실종자들의 대피 추정 지역을 수색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한국 구조대의 입국을 허용해 달라는 협의를 이어갔다.

당국자는 "네팔도 엄청난 수해 실종자와 사망자가 나온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특정해 제한된 자산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외교적 노력을 통해 네팔군 자산을 활용한 수색과 예외적인 헬기 수색을 수 차례 실시했다"라고 설명했다.

네팔 정부는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현장에 도착한 지 약 닷새 만에 기존 방침을 바꿔 인도·중국과 함께 한국 구조대의 파견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이후 한국 구조대와 네팔군이 합동 수색에 나섰지만, 험준한 산악지형과 2차 붕괴 위험, 헬기 운용·착륙 및 합동작전상 제약으로 가족들이 요청한 지역을 충분히 수색하지는 못했다.

현재는 지난 11일 현지에 도착한 KDRT 2진이 네팔 정부가 안전상 허용하는 범위에서 네팔군과 공조해 드론 수색을 추진하고 있다. KDRT 2진은 오는 17일까지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는 한편 현지 보건시설과 적십자사 구호 현장 등을 찾아 재건·복구 수요도 조사할 예정이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