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기여' 방안 곧 나오나…靑 NSC·李 대통령 기자회견 주목

주 후반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호르무즈 대응 기조 밝힐 것으로 예상
11월 파병 요구설 전투·비전투 병력 파병 등 각종 의문 해소될 듯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을 비롯한 미국의 '기여' 요구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곧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14일 제기된다. 이번 주 후반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청와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결심'이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그간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전략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동시에 우리 군이 파병될 경우 현지 베이스캠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조사단을 파견하고 파병 외에 '기술적 지원' 등 여러 대안을 마련하면서 '기여'가 불가피한 시점을 대비해 왔다.

구체적인 형식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매주 목요일 정례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리고 오는 16일 한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22일 뉴욕에서 개막하는 연례 유엔총회를 고려하면 오는 17~18일쯤 NSC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한 구체화한 정부의 대응 방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해진 것 없다"지만 현지 조사 진행 등 파병 시나리오 수립…실무 준비는 '착착'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전쟁 개전 이후 줄곧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게 군사적 동참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지난 5월부터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는 군의 대비태세와 국내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란과의 군사적 대립이 다시 커지고, 11월 중간선거(상·하원 선거)를 앞두고 성과에 급한 미국이 대미 투자 지연을 이유로 파병 압박을 강화하자 정부도 최근엔 파병을 포함해 보다 구체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현지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UAE에 현지 조사단을 파견해 현지 정세와 안전 상황, 군 전력 활동 여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축함부터 군수지원함, 해상초계기의 파병이나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를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면서 실무적 준비를 해왔다.

이와 더불어 파병이 아닌 '기술적 지원' 등 다른 방안의 기여에 대해서도 청와대 차원의 검토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형상 뒤로 호르무즈 해협 지도가 보이는 일러스트. 2026.01.09 ⓒ 로이터=뉴스1

현재 정부가 국민에게 '답'을 줘야 하는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파병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와 △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여 방안을 확정할 수 있느냐다.

호르무즈 파병 문제가 급물살을 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1월 1일까지 한국의 '기여 방안'의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부는 미국의 '11월 시한' 제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미국 내에서 이 사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빠른 답'이 나오기를 촉구하고 있다는 관측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둔버그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전쟁)은 중간선거 직후, 어쩌면 그 이전에 끝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중간선거 직후에는 끝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를 한국의 입장에 대입하면 중간선거 전에 호르무즈 관련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조치'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가 대미 투자 지연 혹은 수세에 몰린 외교 사안의 돌파구를 위해 제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이번 주 후반으로 예상되는 대미 투자 1차 프로젝트 발표나, 중간선거 판세에 따라 한국에 대한 요구의 강도도 달라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11월 시한' 있었나…전투·비전투 병력 여부·새로운 대안 중 韓의 길은?

청와대는 오는 17일 NSC를 열어 일련의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과 '호르무즈 기여 방안'에 대한 한국의 기조를 어느 정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대통령이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국민 앞에 정부의 결정과 입장을 직접 설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청와대와 이 대통령이 밝혀야 할 것은 미국의 요구가 어느 정도 강도인지다. 정부는 언론을 통해 제기된 '11월 시한'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이 강해진 상황에서 '11월 시한'의 제시가 아예 없었는지, 혹은 있었지만 한미 협의를 통해 '없던 일'이 된 것인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정부가 현재 상정한 '기여' 방안이 파병인지, 다른 새로운 지원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지도 밝힐 필요가 있다.

실제 파병이 검토될 경우는 '전투 병력이냐 아니냐'로 논의의 갈래가 또 나뉜다. 전투 및 비전투 파병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무장 여부가 아닌 부여된 임무의 성격이다. 전투 병력의 경우 교전이 불가피한 작전에 참여하는 게 임무인 것과 달리, 비전투 병력은 감시·정찰 및 소해(掃海·기뢰 제거) 등 전투 보조부터 군수·의무·재건 지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후방 임무에 역할의 초점이 맞춰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4일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하고 여기엔 전투·비전투 참여 모두 포함된다"라며 "'파병'하면 전투로 직결시키거나 대규모 병력으로 보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거론된 파병 병력·자산은 해군 특수전전단 폭발물 처리반(EOD)과 군수지원함 '소양함'(AOE-II), 해상초계기 '포세이돈'(P-8A) 등이다. 이들은 전투 참여보다는 후방 작전 지원 성격이 강한 병력·자산이다.

소양함은 군수물자 수송보급을, P-8A는 경우 대잠용 자산인 만큼 미사일과 어뢰 등 무장도 가능하다. 다만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적 관계 등을 고려해 해상 감시·경계 및 정보 수집 등 비전투 임무 위주로 운용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울러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국익과 국민 공감대에 기반한 해법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며 "파병 옵션이 아니라면 기술적인 지원도 있을 수 있겠다"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와 정부가 파병 외에 다른 방안도 검토 중인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성 수석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적 지원'을 검토 중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 내에서 구체적인 기여의 방식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고 검토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