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軍 현대화 대응' 국방 예산 6조 늘려…처음으로 70조 돌파

[2027 예산안] KF-21 예산 3배 증액·핵잠 예산 첫 반영…첨단 전력 확보 집중
군인연금기금 반영 안 한 기준으로는 20여년 만에 9% 증액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월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핵추진잠수함 기본계획 발표를 듣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5.26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김기성 기자 = 이재명 정부가 내년 국방 예산을 6조 원가량 증액하며 국방 예산으로는 20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인 9%를 기록했다.

이번 예산안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비롯한 '자주국방'을 위한 첨단전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이 특징이다. 핵추진잠수함 건조 및 한국형 전투기(KF-21)의 양산 등 핵심 전력 사업에 예산을 대폭 투입하며 첨단 전력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저출생에 따른 병력 자원 감소와 첨단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초급간부 처우를 개선하고, 인공지능(AI)·드론·로봇 중심의 유·무인 복합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인적·기술적 투자도 늘어났다.

내년도 국방 예산 71조 8000억 원…노무현 정부 이후 최대 증가 폭

1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가 배정한 내년도 국방 예산은 73조 3000억 원으로, 지난해 67조 7000억 원 대비 5조 6000억 원(8.2%) 증액돼 처음으로 70조 원대를 돌파했다.

다만 정부는 올해부터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보건·복지·고용 분야로 분류되던 군인연금기금을 국방 분야로 이관한다. 국방 예산 지출액도 기존 '일반회계 총계' 대신 기금을 포함한 전체 지출을 반영하는 '총지출' 기준으로 변경한다.

군인연금기금을 빼고 과거 기준으로만 보면, 내년에 정부가 배정한 내년도 국방 예산은 71조 8000억 원으로, 올해(65조 9000억 원) 대비 9%가량 늘게 된다. 국방 예산이 9%대로 증액되는 것도 이례적이다.

노무현 정부 때 정부안 기준으로 국방 예산 증액률은 2007년 예산안에서 9.7%, 2008년 예산안에서 9%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10년간 국방예산 증가율이 8%대를 기록한 것도 2019년(8.2%)과 지난해(8.2%)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9%대 증액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월 13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2호기와 다목적무인기 실증기가 공개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연금을 제외한 순수 국방 예산이 9%가량 늘어난 것은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는 정부가 '자주국방' 공고화를 위한 전력 강화 등에 예산을 집중 투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첨단 전력 도입 등에 소요되는 예산인 방위력개선비엔 내년에 22조 7112억 원이 배정돼 올해(19조 9544억 원) 대비 13.8%가량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말 1호기의 공군 인도를 앞두고 있는 한국형 4.5세대급 국산 전투기인 '보라매'(KF-21) 양산 사업비를 기존 1조 4000억 원에서 3조 3000억 원으로 2.4배가량 늘렸다.

또 2030년대 중반 진수를 목표로 하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사업 착수 및 설계를 위한 1000억 원의 신규 예산을 배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핵잠은 잠수함 설계 등 관련 검토 사항이 많다"라며 "설계나 검토에만 그 정도 비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필수 무기체계 확보도 추진된다. 특히 특수전사령부의 침투 물자 24종 확보 예산이 지난해(98억 원) 대비 13.8배나 늘어난 1348억 원으로 책정됐다. 대화력전 핵심 전력인 천무(다연장로켓) 장착 탄종인 230mm급 무유도탄 필수물량 확보 예산도 1803억 원에서 5504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아울러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작전을 위해 공지통신무전기의 성능을 개량하고, 연합구성군사령부의 전시 군사정보유통체계를 신규 구축하는 등 연합지휘능력 향상을 위한 예산도 투입할 방침이다.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를 조기 전력화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도 강화한다.

국방부는 "현재의 안보 환경에서 우리 군이 스스로 국가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자주국방 역량을 확충할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능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라고 말했다.

미래전 대비한 첨단 전투력도 강화…국방 AI 전환 프로젝트 등 추진

미래 전장에 대비한 AI·로봇 기반 첨단 기술 전투력도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국방 환경에 최적화된 AI 모델 개발을 위한 430억 원 규모의 국방 AI 전환 프로젝트 'D.AX'를 신규 추진, 수송·주둔지·경계 분야의 피지컬 AI를 실증할 방침이다. 육군의 AI 경계, 해군의 AI 지휘통제, 공군의 AI 항공작전 등 군별 특화 AI 고도화 예산도 70억 원가량 새롭게 반영된다.

GOP 과학화 경계 시스템 성능개량 사업 예산이 기존 51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나고, 중요시설 경계 시스템(50억 원→92억 원),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1132억 원→1699억 원), 자율기뢰탐색체(1억 원→78억 원) 등 지능형 경계 체계 및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에도 많은 예산을 배정해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근 현대전의 핵심으로 떠오른 드론 및 대(對)드론 방어망 구축에도 예산을 대거 투입한다. 드론 교육훈련(358억 원→882억 원)과 타격용 드론(148억 원→479억 원) 예산을 대폭 늘리는 한편, 드론 교란·요격(430억 원→916억 원), 탐지(503억 원→756억 원), 교육훈련·작전 지원(3억 원→393억 원) 등 촘촘한 안티드론 체계 확보에도 집중 투자한다.

아울러 K-방산 활성화를 위한 기업 육성(1000억 원)과 국방 반도체 연구개발(565억 원) 예산도 편성됐다. AI·드론 등 최첨단 유·무인 복합체계로의 전환을 지속 추진, 기술집약형 첨단 강군 육성을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초급 간부 보수 월 300만 원으로 인상…상비예비군도 2배 늘린다

장병 처우 개선과 군 운영 전반에 쓰이는 전력 운영비는 전년(47조 2318억 원) 대비 5.95% 늘어난 50조 416억 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인구 감소 및 첨단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기술집약형 부사관' 모집을 대폭 확대한다. 이를 위해 하사 1호봉 총보수를 월 300만 원 수준으로 올릴 예정이다.

이는 중·소위 및 중·하사 기본급 처우개선율 5.9%를 반영한 것이다. 단기 복무 부사관 장려금 단가도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상향한다. 이에 따라 장려금 예산은 기존 532억 원에서 1152억 원으로 2.16배 늘어난다. 아울러 36개월간 매월 최대 30만 원을 적립할 수 있는 '단기 복무 부사관 적금'을 신설해 총 189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군 구조 개편 및 예비전력 정예화도 함께 추진된다. 상비예비군을 3700명에서 7000명으로 2배 가까이 늘리고, 총사업비 836억 원 규모의 과학화 동원훈련장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 장병들이 본연의 전투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비전투 분야의 민간 위탁 시범사업도 실시된다. GOP 대대 1곳의 제초 등 종합관리(9억 원)와 민통초소 6개 및 주둔지 2곳의 경비 업무(25억 원)를 민간에 맡기는 방식이다.

10월 말 세부계획 발표가 예정된 육·해·공 통합 사관학교 창설과 관련해선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안에 국군사관학교 관련 예산은 없다"라며 "선행연구 이후 내년도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8년도 예산안에 반영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사회복무요원 사회복귀준비금(31억 원) 및 인건비(93억 원) 등으로 쓰이는 '병무행정' 예산은 5249억 원으로 지난해(5178억 원)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