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사이버보안 예산 4배 증액…재외공관 '국민 보호 거점' 기능 강화
[2027 예산안] 사이버보안 예산 38억→155억원…"역량 보강 절실"
중동 위기 대비 공관 시설 보강…AI·방산 등 '거점 공관' 활용 확대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외교부가 고도화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 사이버보안 예산을 올해의 4배 수준으로 늘린다. 중동 사태 등을 치르며 수요가 높아진 재외공관의 안전시설 보강에도 본격 나설 예정이다.
2028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예산도 올해 공식 집행된다. 아울러 주요 재외공관을 재외국민 보호뿐 아니라 인공지능(AI)·방산·문화 등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전진 기지'로 만들기 위한 예산도 책정했다.
외교부는 내년 예산으로 올해 3조 6152억 원 대비 2.4%(881억 원) 증가한 3조 7033억 원을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정보보호 및 외교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예산이 올해 116억 원에서 내년 262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사이버보안 예산은 38억 원에서 155억 원으로 4배 이상 증액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이버보안 예산을 대폭 늘린 배경에 대해 "외교부가 취급하는 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이에 비례한 사이버 공격도 증가하고 있다"라며 "현재 대응 역량으로는 상당한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국립외교원 교육시스템에 대한 해킹 사고가 발생해 상당수 전·현직 외교관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외교부는 이 사실을 올해 들어서야 관계 기관의 통보로 파악하게 되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외교부는 내년에 정보보안 컨설팅을 통해 취약 분야를 파악하고 노후화했거나 공격이 많은 시스템을 중심으로 보안 수준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재외공관 시설정비 및 관리사업 예산도 올해 61억 원에서 내년 97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시설 강화 및 화재 대비 예산 39억 원이 신규 편성됐다. 전쟁·내전·지진 등 해외 위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외공관이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안전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동 사태 등으로 인한 위험 상황에 대비해 안전 요소를 강화하는 보강 사업을 위한 것"이라며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6개 공관을 대상으로 먼저 수요를 산정했으며, 구체적인 대상 공관은 향후 우선순위를 정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분야별 거점 공관을 활용한 글로벌 협력 및 재외공관 역할 강화 예산도 크게 늘렸다. 올해 778억 원이 배정됐던 이 예산은 내년엔 1177억 원으로 늘어났다.
외교부는 인공지능(AI)이나 방위산업 등 한국이 강점이 있는 분야의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예산을 늘렸다. 정부는 우수문화(10개)와 AI(12개), 수출(12개), 방산(21개), 과학기술(36개) 분야를 담당하는 거점공관을 지정·운영해 현지 네트워크를 기업의 해외 진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재외국민 보호 관련 예산도 454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확대된다.
국제기구 분담금은 올해 6984억 원에서 내년 7541억 원으로 557억 원 늘어난다. 글로벌 보건 분야 기여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탁기금 확충 등이 반영됐다. 이 같은 증액엔 나토 신탁기금 등을 포함한 한-나토 정상외교 후속 조치를 지원한다는 기조가 반영됐다.
***아울러 인도 조선해양 인력양성 사업 지원을 위한 예산도 29억 원이 신규 편성됐다.
2028년 한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 수임 준비를 위한 예산 23억 원도 신규 편성됐다. 이 예산은 기획단 운영과 홍보, 의제 준비 등에 사용된다. 다만 개최 도시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만큼 개최지 관련 지방교부금은 이번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G20 의장국 준비를 중기 외교 과제로도 추진한다.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는 주요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2028년 G20 의장국 수임에 대비해 의제 발굴 등 사전 준비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AI 분야 외교 강화를 위한 예산도 15억 원이 새로 편성됐다. 외교부는 주요 선도국과의 양·다자 AI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기구와 다자 협의체에서 AI 거버넌스 논의에 참여하는 한편, 재외공관을 통한 국내 AI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문화외교 강화 예산은 올해 256억 원에서 내년 298억 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지방 청년 인재의 재외공관 파견 규모를 올해 50명에서 내년 80명으로 확대하면서 관련 예산도 9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증액했다.
공적개발원조(ODA)는 부진 사업 구조조정과 코이카(KOICA) 등 단일 성과체계 구축을 통한 내실화와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 전체 ODA 예산은 타 분야를 포함해 올해 5조 3548억 원에서 내년 5조 2438억 원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저성과 ODA 사업을 일부 구조조정하는 대신 AI·문화·기술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전략 분야와 정상외교 후속 사업, 핵심광물 등 공급망 확보 사업에 재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AI·문화·테크 분야 전략형 ODA 프로젝트는 198건, 약 9000억 원 규모로 확대된다. 세부적으로 K-AI 관련 사업은 823억 원에서 1000억 원, K-CULTURE는 419억 원에서 621억 원, K-TECH는 4552억 원에서 7160억 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정상외교 성과 극대화 관련 사업도 1380억 원에서 3486억 원으로 확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ODA 예산 감소에 따른 사업 차질 우려에 대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협력국과의 양자관계에 미칠 영향과 집행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라며 향후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정부는 내년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49차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 및 제29차 환경보호위원회 개최를 위해 38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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