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무기 소요, '문서→디지털 모델' 전환하나…방사청, 연구 추진
기획부터 운용·정비까지 한 눈에…디지털 전환 통해 전 주기 관리
소요군과의 소통 플랫폼·가상 시뮬레이션 SW도 개발 추진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군이 인공지능(AI)·유무인 복합체계 등 첨단 무기 도입 시 소요 제안 방식을 기존 텍스트 문서 중심에서 디지털 모델 기반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연구한다.
30일 군 당국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첨단 무기체계 소요 제안의 모델 기반 전환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사업비 1억 7500만원 규모로, 계약체결일부터 12개월간 진행된다.
이번 연구는 국방 첨단무기체계의 소요 제안 방식을 문서 중심에서 모델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념 수립 차원에서 추진된다. 현대 전장에 투입되는 첨단 무기체계는 AI, 유·무인 복합체계 연동 등 복잡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기존 텍스트 기반 문서로는 이를 명확히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요구 성능이나 운용 개념이 변경될 경우, 문서 기반 방식으로는 후속 운용 유지 요소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장비 간 상호 운용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도 있다.
또 과거에는 무기 부품을 교체할 때 부품 규격이나 정비 주기 파악 등 점검 항목이 상대적으로 간단했다면, 지금은 실시간 데이터 연동 상태부터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예비 부품 수급망에 이르는 다양한 변수를 통합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구조로 변화했다.
실제로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가상모형), 모델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링(MBSE), 모델링&시뮬레이션(M&S) 등을 첨단무기 개발 체계와 연계하고 있다. 소요기획-개발-시험평가-운용유지'를 하나의 디지털 모델로 전환해 개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고 획득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텍스트 위주의 문서 대신 3D 모델링 기술 등이 적용된 통합 디지털 청사진을 기획 단계부터 도입할 수 있어 설계, 정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통 오류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각종 돌발상황에서의 제어 등을 실시험 없이도 파악, 예측하도록 해 전 수명주기에 걸친 통합 검증 및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 보잉사의 경우 무기체계와 가상 모델을 데이터로 연결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항공기 검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선급·인증기관 노르웨이선급(DNV) 또한 선박 및 해양 장비를 실제로 만들기 전 가상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플랫폼 'OSP'를 구축, 첨단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 역시 차세대 전투기인 '보라매'(KF-21) 설계 및 생산 시 이 같은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부품 간 간섭을 가상 검증하고 가상 비행 시험을 도입했다.
지난 7월 본계약이 체결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역시 선도함 건조 과정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건조 단계부터 함정 내 무기 배치 및 동선 등을 사전 검증함으로써 시행착오와 건조 비용·기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방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현행 문서 중심 방식의 한계점을 분석하고, 한국형 모델 기반 소요 정의 절차를 확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소요 군과 사업수행기관 간 실시간 소통 및 요구사항 검증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단계별 검증·승인 절차에 필요한 실무 시나리오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유·무인기 협업 체계 및 무인지상차량 등 첨단 무기 실증 시, 가상 공간에서 동작 방식 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시범 소프트웨어(SW) 개발도 병행한다.
방사청은 "소요 제안에 필요한 데이터 및 체계 가이드라인 등 모델 전반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식별할 것"이라며 "현행 방위사업법,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 등에 명시된 문서 중심의 소요 검토 절차를 향후 개발 체계에 맞게 수정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안도 함께 모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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