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등 41개국 "장거리 미사일 24시간 전 사전 통보하라"(종합)

최근 태평양 SLBM 시험 지적…핵보유국에 ICBM·SLBM·우주발사체 사전통보 촉구
韓도 공동성명 참여…北 미사일 발사 때 한미일 정보·상황평가 신속 공유

지난달 6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소속의 전략핵잠수함에서 태평양 공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발사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이날 모의 탄두를 장착한 전략미사일을 1발을 태평양 관련 공해상으로 발사했다며 "미사일이 목표 해역에 정확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2026.07.06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김예슬 김지완 기자 = 한국과 미국, 일본 등 41개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우주발사체(SLV)를 발사할 경우 최소 24시간 전에 주변국에 관련 정보를 통보할 것을 촉구했다.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태평양에서 이뤄진 '핵무기 탑재 가능 탄도미사일 시험'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중국의 최근 SLBM 시험발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12일 제기된다. 동시에 ICBM과 SLBM 개발을 지속하고 우주발사체 발사도 이어가는 북한 역시 이번 성명이 촉구한 사전 통보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미 국무부는 11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등 41개국 정부 명의의 '탄도미사일 발사 통보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모든 관련국이 ICBM, SLBM, SLV 발사에 대해 영향을 받는 국가들에 사전 통보하는 체계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ICBM, SLBM, SLV를 발사하는 모든 국가, 특히 핵무기 보유국은 그러한 발사를 최소 24시간 전에 통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보 내용에는 탄도미사일 또는 우주발사체의 대략적인 종류와 발사 예정 시간대, 발사 지역, 예정된 비행 방향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예상되는 충돌·낙하 지역에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제 기준에 따라 항공기와 선박에도 명확한 통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1개국은 최근 태평양에서 이뤄진 미사일 시험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태평양 지역에서 이뤄진 미사일 시험 활동은 대부분의 국가가 ICBM, SLBM, SLV 발사를 통보하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채택한 표준적인 관행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사전 통보와 세부 정보 없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시험하는 것은 위험하며 시험 인접국들의 평화와 안보를 저해한다"면서 "오판의 위험을 높이고 세계의 안정과 안보를 훼손하며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책임과도 양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중국의 SLBM 시험발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달 태평양 해역을 향해 SLBM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계기로 장거리 미사일 시험에 대한 사전 통보와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0월11일 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전날 김일성광장에서 성대히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이 이날 처음 공개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다만 이번 성명은 특정 국가에 한정하지 않고 ICBM·SLBM·SLV를 발사하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북한 역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ICBM을 지속적으로 개발·시험해 왔으며 SLBM을 비롯한 잠수함 기반 핵무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군사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우주발사체 발사도 이어왔다.

특히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때마다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아왔다. 이에 한미일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때마다 외교당국 간 관련 정보와 상황 평가를 신속하게 공유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에도 백용진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은 이튿날 데이비드 와이즐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 아리요시 다카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과 유선 협의를 갖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는 이와 별도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핵협의그룹(NCG)을 중심으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NCG 등 한미 간 협의체를 통해 확장억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동성명은 국제적인 미사일 발사 사전 통보 체계를 확대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41개국은 현재 145개국이 참여하는 '탄도미사일 확산방지를 위한 헤이그 행동규범'(HCOC)을 대표적인 사전 통보 체계로 제시하며 모든 관련국이 이 같은 장치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HCOC는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의 개발·시험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고 오판과 우발적 충돌 위험을 낮추기 위한 국제적 신뢰구축 조치다. 한국은 참여하고 있지만 북한과 중국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41개국은 "정례적이고 투명한 통보 체계는 어느 국가의 군사력 개발이나 작전상 필요를 제한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오판의 위험을 줄이고 신뢰를 구축하며 안보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