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홍수·가뭄에 北 '복합위기' 우려…"식량·보건 넘어 군사까지 영향"

"자연재해 취약성 커져…식량난·감염병·군 시설 피해 연쇄 가능성"
北 일부 40도 폭염…가뭄 주기도 과거보다 10개월 짧아져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기후변화로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북한에서 식량난과 보건 문제, 군사시설 피해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적 안보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손효종 한반도안보연구실장은 '북한의 자연재해 및 복합적 안보위기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최근 기온 상승과 가뭄·홍수 주기 단축으로 북한의 자연재해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도 올여름 폭염을 겪고 있다. 북한 기상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중부 이남 대부분 지역과 북부 일부 지역에 '무더위주의경보'를 발령했다. 동해안 중부 일부 지역에는 '고온주의경보'를 내렸고,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상기후는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북한의 2023년 평균기온은 1951~1980년 평균보다 2.03도 상승해 같은 기간 세계 평균 상승폭인 1.77도를 웃돌았다. 1981~2000년 기간 약 40.9개월이었던 가뭄 주기(빈도)는 2001~2020년 기간엔 30.3개월로 약 10개월 짧아졌다.

손 실장은 자연재해가 가장 먼저 북한의 농업과 식량안보를 흔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만성적인 식량난에 농업생산 감소까지 겹치면 지역·계층 간 불균형과 식량 배분 왜곡, 물가 불안정 등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 분야에서도 기존의 취약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식량 부족에 따른 영양 상태 악화에 홍수로 인한 수인성 질환 등이 겹칠 수 있는데, 북한은 의료시설과 의약품, 전문인력 등이 부족해 보건의료 체계가 이를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손 실장은 분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수해 예방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노동신문 "올해 극심한 기후위기 기정사실화…절대 안전지역 없어"

자연재해의 영향은 에너지와 군사 분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뭄이 발생하면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북한의 전력 생산이 줄어드는 반면 농업용 관개설비의 전력 수요는 증가한다. 그 때문에 생활시설과 일반공장, 군수공장 등에 공급할 전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또 홍수와 태풍은 강변이나 해안가에 위치한 공업·군수시설과 군 관련 시설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손 실장은 "기상이변에 취약한 곳에 군수공장·군 시설 등이 밀집돼 있음을 고려하면 안전사고 및 설비·무기체계 오작동과 자연재해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적인 재난 상황이 초래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북한 당국도 자연재해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일 "올해 기록적인 무더위와 큰물(홍수), 가물(가뭄) 등 보다 극심한 기후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라며 "절대의 안전지역, 불가침의 지역이란 있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 6월에는 "올해 무더위가 최고에 이를 것으로 예견된다"라며 농업부문에 고온·다습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관리와 병해충 예방 등의 대책도 주문했다.

북한은 자연재해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2025년 기존 국가비상재해위원회를 확대·개편한 '재해방지성'을 신설했다. 다만 손 실장은 재난 대응체계를 강화하려면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북한이 이를 단기간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