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통일부와 엇박자 사실 아냐"…'4자 대화' 등엔 "조율 필요"
'페이스메이커+'·동방경제포럼도 "관련국 협의 필요"
'부처 간 불협화음' 지적엔 "계속 조율 이뤄지는 과정"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외교부는 지난 5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통일부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6일 "외교안보부처 간 조율이 계속 이뤄지는 과정으로, 엇박자가 난다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유관부처 간 긴밀한 조율하에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논란은 전날 외교부와 통일부의 업무보고 이후 불거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제시한 남·북·미·중 4자 대화 구상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자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다. 그러나 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이상이 있어야 현실을 바꾼다"며 "서로 잘 협조해야 정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 조 장관의 발언에 대해 "업무보고 계기에 발표된 4자 회담, 러시아의 동방경제포럼(9월) 참석 등 몇몇 내용이 아직 부처 간 조율을 거치지 않은 단계라는 점을 설명하려 했던 것"이라며 "통일부의 여러 보고 내용 전체에 반대하거나 외교부 입장과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견이 전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특정 사안에 대해 부처 간 생각이 분명히 다른 게 있다"면서도 "외교부 내에서도 각 부서끼리 조율 과정을 많이 거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 공존은 정부 전체의 공통 목표"라며 "정부 전체가 이것을 이뤄나가기 위해 바늘구멍이라도 뚫는다는 심정으로 원팀으로 정말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최소 한 달에 한 차례 차관급 고위급 협의를 갖고 수시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특히 남·북·미·중 4자 대화 등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에 대해서는 "비핵화 문제와 역내 안보질서에 대한 함의가 있기 때문에 매우 종합적으로 고려해 왔다"며 "추가적인 협의와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전날 업무보고에서 북미 정상회담 재개와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병행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평화체제 논의 착수의 계기로 삼고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조 장관이 이같은 구상에 대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금 톤을 낮춰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로 "디스카운트(discount)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외교부는 'total disregard'나 'ignore'처럼 통일부 구상을 '완전히 무시'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추진에 필요한 현실적 여건과 외교적 고려를 감안해 받아들여 달라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외교부 내부에서는 4자·6자 대화 자체는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목표지만, 현재 북한이 남북대화에 응하지 않고 북미대화 역시 재개되지 않은 만큼 실제 추진에는 시차가 필요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피스메이커(미)·페이스메이커(한)' 구상을 진화한다는 취지의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플러스(+)' 구상을 통일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이 당국자는 아직 기존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플러스' 구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구상을 실제 외교정책으로 이행하려면 정부 내 조율과 관련국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다.
오는 9월 1일부터 나흘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참석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외교부는 주최국인 러시아의 입장과 참가국 상황, 국제안보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부처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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