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기강 왜 이러나…경기 美 무인기 사건, '보고' 누락 때문에 발생

최전방서 훈련 중이던 美 무인기 격추할 뻔
합참, 오늘 1군단 방문해 조사 예정

자료사진. 2024.11.13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예원 김기성 기자 = 경기 북부 최전방 지역에서 지난 30일 우리 군이 미군의 무인기를 북한 등 적의 비행체로 오인해 요격할 뻔한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우리 군의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31일 관측된다.

해당 무인기는 한미 연합훈련에 투입된 미군 측 자산이었지만, 관련 정보가 군 지휘부에 제때 공유되지 않으면서 동맹국의 전력을 직접 타격할 뻔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미 연합 자산 공유 체계뿐만 아니라 전방 지휘 및 보고 절차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美는 '무인기 비행' 통보했지만…한국군 지휘부에 제대로 전달 안 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육군 1군단은 전날인 30일 오후 경기 북부 일반전초(GOP) 이남 지역에서 열상감시장비(TOD)와 국지방공레이더를 통해 '미확인 비행체'를 포착했다. 해당 지역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방향으로 약 3㎞ 떨어진 최전방 지대로, 육군 1군단은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승인을 받아 북한 무인기의 대남 침투 상황에 준하는 준비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군은 헬기를 급파하고 차륜형 대공포인 천호(K-30W)와 다른 방공무기 등을 대기시켜 무인기 요격 준비에 나선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무인기가 훈련 중인 미 해병대의 무인기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한미 해병대는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연합훈련(KMEP)을 진행 중이었고, 식별된 무인기는 사격 목표 지점의 명중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미군 측 정찰자산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무인기 운용과 관련한 미군 측의 비행 통보가 우리 군 지휘부에 제대로 전파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 측은 훈련 지역의 관할부대인 육군 1군단에 관련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 누락에 따라 미 해병대의 접경지역 무인기 비행에 대한 우리 군의 정식 승인 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미군 측의 요청을 한국군이 제대로 접수하지 못해 비행 승인을 내지 못했고, 그런 상황에서도 미군 측은 무인기 비행을 강행한 '천태만상'과 같은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그 때문에 이번 사안을 그저 '해프닝'으로 넘기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우리 군이 미군 측 자산을 요격해 한미 간 갈등이 발생하거나, 접경지역의 특성상 무인기 대응 작전 중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상황 등 안보 위협 상황이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육군 1군단, '빈 총 경계'에 이어 보고 누락까지…최전방 기강에 큰 구멍

통상 비행금지구역에 인접한 최전방 지대에서 무인기를 운용하려면 공군작전사령부 등 군 당국의 사전 비행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에 무인기가 식별된 위치는 남북이 체결한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상 무인기 비행금지구역(MDL 기준 서부 10㎞, 동부 15㎞)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아직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미군 측의 비행 통보 절차가 원활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미군 측은 훈련 중 무인기 사용에 대해 한국 측과 사전 소통을 거쳤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군 측이 공문 등의 정식 통보 절차를 거쳤는지와, 한국군의 비행 승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무인기를 띄운 이유 등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실무자 선에서 '문자메시지 혹은 구두통보'가 이뤄졌고, 1년에 10여차례 이상 진행되는 한미 해병대의 연합훈련이라는 점에서 한국군 측 실무자가 이를 크게 인식하지 않아 상부에 제대로 전파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육군 1군단은 최근 최전방 경계근무 지역에 배치된 K6 중기관총과 K4 유탄기관총(고속유탄발사기)에 실탄을 삽입하지 않고 근무를 서 '빈 총 경계' 논란의 대상이 된 데 이어 이번엔 남북 접경지역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에서 '보고 누락'이라는 중대한 기강 해이 실책을 저질렀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은 이번 상황과 관련해 이날 육군 1군단을 방문, 비행 승인 및 보고 누락 여부와 미군 측과의 소통 과정 전반을 확인할 예정이다. '빈 총 경계' 논란에 대한 조사는 별도로 진행 중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