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25전쟁영웅에 '해병대 병 3·4기생·美 티몬스 대위' 선정

제주 청년 3000명 가까이 자원입대…주요 전투서 활약
티몬스 대위, 낙동강 방어선 서북산 지키다 전사

해병대 3·4기 상징탑.(국가보훈부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국가보훈부는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해병대 병 3·4기생과 로버트 리 티몬스 미국 육군 대위를 '2026년 8월 이달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해병대 병 3·4기생은 해병대사령부가 제주에 주둔하던 시기인 1950년 8월 자원입대한 제주 지역 청년들이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불과 두 달 만인 그해 8월 5일 청년과 교사, 학생 등 1700여 명이 3기생으로 입대했고, 같은 달 30일에는 1250여 명이 4기생으로 입대했다.

이들은 제주농업중학교와 대정읍 모슬포부대에서 신병훈련을 받았다. 여수와 통영에서 모집된 인원도 병 3·4기생으로 편입되면서 전쟁 초기 병력 부족에 시달리던 해병대의 전력을 보강했다.

특히 4기생 가운데는 미혼 교사와 육지에서 제주로 피란 온 인원 등 여성 지원자 126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별도 훈련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75명은 현역으로 해군통제부와 각 참모부대, 진해 해군병원 등에서 복무했다.

해병대 병 3·4기생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전쟁 기간 해병대가 수행한 주요 전투에 대부분 참전했다. 인천상륙작전과 서울탈환작전, 원산상륙작전, 도솔산전투, 장단 사천강지구전투 등에서 활약하며 전선 곳곳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로버트 리 티몬스 대위.(국가보훈부 제공)

로버트 리 티몬스 대위는 미 제25보병사단 제5연대전투단 중대장으로, 1950년 8월 낙동강 방어선의 명운이 걸린 서북산 전투에 참전했다.

서북산 전투는 마산을 점령한 뒤 부산 방면으로 진출하려던 북한군 제6사단을 저지하기 위해 벌어진 전투다. 고지의 주인이 19차례나 바뀌는 격전 끝에 미군과 국군이 승리했으며,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내고 이후 북진과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뒷받침한 전투로 평가된다.

하와이 주둔 부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에 파병된 티몬스 대위는 중대원 100여 명과 함께 서북산을 방어했다. 북한군의 고지 점령을 저지하던 중 총상을 입은 그는 후송 과정에서 다시 적의 공격을 받아 전사했다.

티몬스 대위의 시신은 전사 1년 뒤 발견돼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미국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51년 은성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서북산 전투 당시 일곱 살이었던 그의 아들 리처드 티몬스는 훗날 미 육군 장성이 됐다. 그는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주한미군 제8군사령관으로 근무하며 아버지가 전사한 서북산을 찾았고, 이를 계기로 육군 제39사단은 현지에 티몬스 대위 추모비를 세웠다.

해병대 병 3·4기생과 티몬스 대위의 희생은 6·25전쟁 초기 대한민국을 지켜낸 힘이 국내외의 자발적인 헌신에서 나왔음을 보여준다. 제주 청년들은 삶의 터전을 떠나 전선으로 향했고, 티몬스 대위는 낯선 나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