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토 핵기획그룹 사례 참고해 한미 NCG 고도화해야"

전문가들 "美 안보 부담에 유럽 역할 재조정 사례 참고해야"
북한 CNI 고도화에 대응해 나토와 방산·사이버 '틈새 연계' 필요

지난 6월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에서 한미 양측 대표가 '한미 NCG 보안지침'에 서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로 북한군의 현대전 경험이 축적되고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가속화하는 정세에 대응해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의 사례를 참고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31일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손한별 국방대학교 교수는 '다중전구시대 NATO의 전략적 적응과 핵억제 태세의 변화' 보고서에서 미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거대 핵 경쟁국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전략 환경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 때문에 보고서는 미국의 핵전략은 '단일 전구' 중심의 확장억제에서 벗어나 '다중 전구'를 동시에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봤다. 그렇게 되면 기존에 상주하던 미국의 전략적 자산의 공백이 발생할 시, 이를 다자간 '네트워크형 억제'를 통해 메워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유럽은 유럽국 사이의 공동방위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한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주요국과 연대해 '지역 간 연계 억제'를 추진 중이다. 나토와 미국과의 안보 동맹 관계는 유지하되, 프랑스 등의 독자 핵전력을 미국의 공백 상황에 대한 보완책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유사시 발생할 핵억제 공백에 적극 대비하는 모습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유럽의 방식이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7월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 논의를 위해 공식 출범한 한미 NCG는 이제 막 핵·재래식 통합(CNI) 작전 개념 수립과 연습 정례화 등 절차를 조율해 나가는 초기 단계로, 나토의 NPG를 참고해핵 억제와 관련한 '기획-연습-위기통제' 절차를 빠르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토의 NPG는 냉전 시기인 1960년대 발족 이후 공동 핵기획, 위기관리 통제 절차, 정례화된 핵연습, 이중목적항공기(DCA)를 통한 핵공유 체계 마련 등을 체계적으로 시행해 왔고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성공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제언 취지로 보인다.

보고서는 "나토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핵무기 증강이 아니라 미국의 확장억제를 어떻게 보다 신뢰성 있고 지속 가능하도록 발전시킬 것이냐는 것"이라며 "한국 역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구조적 조건에 놓여 있으며, 한미 NCG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출발점"이라고 짚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 이후 인공지능(AI) 및 드론, 장거리 정밀타격 등 새로운 작전 개념을 빠르게 흡수 중인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미동맹을 '연합 CNI 기반 억제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두 개의 전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현실에서 더 이상 한반도만을 고려한 안보 정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며 "한국은 항후 나토와도 정책 협의, 전략 대화, 공동 워게임, 핵위기 대응 토의, 사이버 및 우주 안보 협력 등을 정례화하고 더 나아가 NPG와 NCG, 한미일 안보 협력체계를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