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주한미대사 부임…쿠팡·원자력 협력 등 현안 협의 산적(종합)

"한미,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한미 관계 강화 의지 강조
트럼프 2기 첫 주한대사…외교부 "긴밀한 외교 소통 기대"

미셸 스틸(한국명 박은주) 신임 주한미국대사가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한국계 첫 여성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된 미셸 스틸 대사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실향민 2세로 2020년과 2022년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의원에 두 차례 당선된 정치인 출신이다. 2026.7.30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주한미국대사인 미셸 스틸 대사가 30일 공식 부임하면서 1년 반 넘게 이어진 주한미국대사 공백이 해소됐다. 스틸 대사는 부임과 동시에 한미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와 쿠팡 문제 등 민감한 경제·안보 현안을 마주하게 됐다.

스틸 대사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가진 첫 브리핑에서 "한미동맹은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거듭 그 가치를 입증해 왔으며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가운데 하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하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대한민국은 1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함께 해왔고, 동맹은 전쟁 속에서 맺어져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운 이들의 피로 굳건해졌다"며 "한미동맹이 역내 평화와 안보를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한국과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고 평가하며 현재의 한미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계인 스틸 대사는 이날 첫인사도 한국어로 전했다. 그는 "안녕하세요. 한국 국민 여러분께 인사드린다"며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을 대표해 이 자리에 서 있다. 다시 이 땅에 서게 돼 만감이 교차하고 대단히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스틸 대사의 부임 첫 일성이 한미 관계에 대한 우호적 언급과 앞으로의 긴밀한 관계 설정에 맞춰진 것은,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주요 현안을 긴밀히 풀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정치인 시절부터 친(親)트럼프 성향을 보인 스틸 대사가 '극우 인사'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같은 인식을 불식하기 위한 메시지로도 보인다.

외교부도 스틸 대사의 부임을 계기로 양국 간 협의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스틸 대사의 부임을 환영한다"며 "한미동맹과 한미 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미 관계 강화와 양국 국민 간 우정 증진을 위해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간에는 협력할 사안들이 많다"며 "1년 이상의 공백 끝에 대사가 부임한 만큼 훨씬 더 효과적이고 긴밀한 외교 소통이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팩트시트에서 합의된 여러 중간 이슈들의 진전을 만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스틸 대사 부임으로 한미는 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행을 비롯한 경제·안보 현안 협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논란으로 한미 간 불편한 기류가 형성된 쿠팡 문제가 한미 관계와 현안 논의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밀접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틸 대사는 지난 5월에 열린 인사청문회 때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한미 정상이 합의한 3500억 달러(약 503조 4400억 원) 규모의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투자 대상과 시기, 분야를 구체화하는 1차 사업 계획을 마련하는 작업이 주요 의제로 꼽힌다. 반도체, 배터리, 조선, 에너지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가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해 추진한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와,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한 한미의 실무협의도 스틸 대사의 부임을 계기로 속도가 붙을지 관심사다. 한미는 지난해 10월 정상회담 이후 올해 1월부터 두 사안을 논의하는 범정부 실무협의 개최를 추진했지만 쿠팡과 대미 투자 문제로 인해 지난 6월에서야 첫 실무협의가 개최됐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대사는 일본에서 성장한 뒤 1975년 미국으로 이민했다.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정치 활동에 나선 그는 지난 2020년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으로 선출돼 재선까지 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재임한 성 김 전 대사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주한미국대사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