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스틸 신임 주한미대사, 통상·안보 난제 안고 오늘 부임

쿠팡·3500억 달러 대미투자 등 현안 산적
한국계·美 하원의원 출신…'가교'와 '압박 창구' 사이 역할 주목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2026.05.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예슬 한상희 기자 = 미셸 스틸 신임 주한미국대사가 30일 한국에 부임한다. 1년 반 넘게 이어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한미국대사 공백은 해소되지만, 스틸 대사는 부임과 동시에 쿠팡 문제와 정부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이행, 핵추진잠수함과 원자력 협정 개정 등 만만치 않은 양국의 현안을 마주하게 됐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스틸 대사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스틸 대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성 김 전 대사에 이은 두 번째 한국계 주한미국대사이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주한미국대사다. 주한미국대사직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이임한 뒤 임시대리대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스틸 대사는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6월 17일 미 상원의 인준을 통과하고 약 한 달 반 만에 부임한다. 스틸 대사는 외교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면서 대사로서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신임장 사본 제출 이후에는 '대사 내정자'(Ambassador-designate) 자격으로 한국 정부 관계자를 접촉하는 등 대부분의 실무 활동에 착수할 수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에게 신임장 정본을 제출하는 제정식 전까지 대통령 등 3부 요인 예방이나 대사 자격의 공식 언론 인터뷰 등 일부 고위급 외교·의전 활동은 제한된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2026.5.6 ⓒ 뉴스1 최지환 기자
쿠팡 등 美 기업 보호 문제 관련 압박 메시지 가능성도

스틸 대사는 지난 5월 상원의 인사청문회 때 쿠팡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행에 앞서 워싱턴D.C에서 쿠팡과 구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과 통상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한국의 3500억 달러(52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자금 출처와 투자 방식이 불명확하다며 한국 정부와 직접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오는 8~9월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 발표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과 에너지 등 여러 분야를 놓고 미국 측과 구체적인 사업을 협의하는 단계다. 스틸 대사가 부임 직후부터 이 문제를 다시 강하게 제기할 경우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원자력 협력 개정,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과 한미일 안보 협력, 주한미군의 역할과 한미동맹 현대화 문제도 이제 스틸 대사가 가장 첫 협의 창구가 된다.

외교가에서는 한국계이자 미 연방하원의원 출신인 스틸 대사가 양국의 문화와 정치 환경을 이해한다는 점에서 한미 간 인식 차를 줄이는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친(親)트럼프 성향의 스틸 대사가 오히려 '트럼프의 입'으로 활동하며 더 강하게 정부를 압박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된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대사는 일본에서 살다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과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를 거쳐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을 두 차례 지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