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군단, 원칙 어기고 실탄 없이 최전방 경계해 파장
합참 "전방 근무 시 삽탄이 원칙"…총기 오발 등 우려한 듯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서부전선 최전방 경계를 담당하는 육군 1군단이 올해 초부터 전방 일반전초(GOP)와 최전방 소초(GP)에 배치한 K6 중기관총에 실탄 삽입(삽탄·揷彈) 없이 빈총으로 경계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29일 파악됐다. 전방 경계 근무 시엔 총에 실탄을 장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K6 중기관총은 우리 군의 총기 중 가장 구경이 큰 것으로, 유효 사거리도 K2 소총보다 3배 넘게 길고 분당 600발의 속도로 탄 발사가 가능하다. 그 때문에 전방 초소 및 장갑차 등에 배치돼 북한군의 침범에 대비하고 사안에 따라 북한군의 남하 시 대북 경고 사격용으로도 사용됐다.
북한군이 2023년 12월 '남북 두 국가' 선언 이후 접경지에 장벽을 쌓고 남북 연결도로를 차단하는 등의 '국경선화' 작업을 하며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었을 때도 우리 군은 K6 중기관총으로 경고 사격을 했다.
육군 1군단은 한기성 군단장(중장) 취임 직후인 올해 초부터 K6 중기관총에 실탄을 장착하는 대신 실탄이 든 탄통을 옆에 비치하고 경계 근무를 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빠르게 실탄을 중기관총에 장착해 대응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방 근무 시 우리 군의 화기 운용은 '실탄 삽탄'이 원칙이다. 육군 1군단은 합참에 보고 및 협의 없이 상급 부대인 지상작전사령부에만 관련 내용을 알리고 현재의 경계근무 방식을 반년가량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1군단이 합참의 원칙을 자의적으로 바꾼 이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진 않았으나, 북한군의 남북 간 '차단'을 목적으로 한 국경선화 작업을 진행함에 따라 남하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판단을 했거나, K6 오발 사고를 막기 위한 의도일 것이라는 등 여러 가지 추정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한 군단장이 지난해 25사단장으로 근무할 때 25사단 예하 GOP 부대에서 발생한 오발 사고를 의식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난해 5월 28일 경기 양주시의 25사단 예하 GOP 대대에서 총기 점검 도중 K6 실탄 1발이 북측으로 발사되는 사고가 있었던 것이다.
육군 1군단의 입장에선 유사시 빠른 삽탄이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오발 사고에 따른 우발적 충돌을 막는다는 입장일 수도 있지만, 전방지역을 담당하는 부대가 자의적으로 경계태세의 긴장을 먼저 낮춘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부전선은 북한이 서울로 밀고 내려올 경우 이를 최전선에서 방어해야 하는 요충지라는 점에서다.
합참은 "일부 부대에서 예외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현장 확인 후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면서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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