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12·12 군사 반란 가담 신군부 등 76명 무더기 훈장 취소
조홍 등 '하나회' 실세 대거 포함…해·공군 참모총장도 예외 없어
5·18 민주화 운동 진압 작전 주도자도 이름 올려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12·12 군사 반란 당시 계엄에 동조하거나 5·18민주화운동 진압 작전을 지휘해 서훈된 76명의 무공훈·포장 취소 안건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21일 국방부에 따르면 서훈 취소 대상자는 국가안전보장유공자 42명과 계엄업무 유공자 34명 등 총 76명이다. 42명 중 무공포장 대상자는 3명, 무공훈장 수훈자는 39명(△을지 3명 △충무 21명 △화랑 15명)이다.
국방부는 국가안전보장유공자 42명의 근무 경력과 당시 대간첩 작전 기록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무공훈장) 및 국토방위에 헌신·노력(무공포장)한 공적이 없음에도 서훈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훈법 제8조에 명시된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에 해당하므로 훈장 또는 포장을 박탈할 근거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또 이들에 대한 서훈은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뤄져 절차적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42명의 명단엔 영화 '서울의 봄'으로 잘 알려진 12·12 군사반란 관련 신군부 인사들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진압 작전에 관여한 군 간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조홍 전 육군본부 헌병감(예비역 준장)은 수도경비사령부(현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장(대령) 신분으로 정병주 육군특전사령관과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등 핵심 지휘관 체포 및 격리 업무를 수행했다.
이외에도 허삼수 예비역 대령과 함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 체포 업무를 수행한 우경윤 예비역 준장, 각각 제71방위사단장과 청와대 대통령경호실 33헌병대장으로서 군사 반란에 가담한 백운택 중장, 최석립 전 대통령실 경호실장(예비역 소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반란 당시 각각 해·공군 참모총장으로 전두환 정권에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위원을 지낸 김종곤·윤자중 예비역 대장도 서훈이 박탈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선, 당시 전투병과 교육사령관으로 전남북 계엄분소장을 맡아 시민 학살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소준열 전 재향군인회장(예비역 대장) 등이 포함됐다. 소 전 회장은 옛 전남도청에서 시민들을 학살한 '옛 전남도청 재진압 작전(상무충정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한 인물이다.
5·18 하루 전인 1980년 5월 17일 선포된 비상계엄 관련 업무 유공자 34명은 무공포장 2명, 무공훈장 32명(△충무 1명 △화랑 13명 △인헌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엔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사령부 참모장으로서 진압 작전 등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나동원 예비역 소장, 12·12 군사반란 당시 특전사 참모장 신분으로 정병주 전 사령관 체포에 기여하고 5·18 당시 제7공수특전여단장으로서 강경 진압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신우식 예비역 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제 1·3·5 공수특전여단 등 광주 봉쇄 작전에 실제 투입돼 포상받은 인물들이 서훈 박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방부는 당시 비상계엄 선포가 헌정질서를 파괴한 '국헌문란 및 내란 행위'로 사법적 평가가 확정돼 당시의 활동이 더 이상 무공훈·포장 서훈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계엄사령부 및 예하 부대에서 수행한 업무는 신군부의 권력 장악과 내란에 조력한 행위로 공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방부가 현 정부에서 12·12 군사반란 및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임무 수행을 근거로 훈·포장을 취소한 인원은 총 86명이다. 국방부는 지난 3월 12·12 군사반란 당시 수도경비사령부 33경비단장(대령)이었던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등 10명의 무공훈장을 취소한 바 있다.
'하나회'의 주축 중 한 명인 김 전 총장은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명령으로 전두환을 막기 위해 경복궁으로 진군하던 전차 부대의 출동을 무산시키는 등 계엄에 적극적으로 동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과거 불법 부당하게 서훈된 사례가 없는지 지속해서 검증할 예정"이라며 "공적이 거짓이거나 절차적 하자가 확인되면 예외 없이 서훈 취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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