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쿠팡 이슈, 생각보다 오래 간다"…꼬인 한미 현안 들고 귀국

장관 보고 뒤 관련 실국과 협의…경제부처 등 범정부 대응 조율
"대미 투자, 상업적 합리성 충족하는 프로젝트 발굴 중…논의 더 필요"

강경화 주미국대한민국대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7.15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윤주현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일시 귀국한 강경화 주미한국대사가 15일 쿠팡 문제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오래 가는 이슈"라고 말했다. 강 대사의 이례적인 일시 귀국이 쿠팡 문제·대미 투자·한미 안보협의 등이 얽힌 양국 현안의 '해결책'이 쉽게 나오지 않는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언급이다.

쿠팡 문제, 여전한 난제…대미 투자도 "상업적 합리성 검토 더 필요"

강 대사는 이날 오후 조 장관에 대한 현안 보고를 위해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나 "그 이슈(쿠팡 문제)는 이슈대로 관리하면서 양 정상이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의 여러 사안에서도 진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레벨에서 한미 간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시행 움직임을 두고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가능성과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를 잇달아 제기해 왔다. 다소간 관리되는 듯했던 쿠팡 문제는 최근 미국 하원의 보고서와 백악관이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라고 언급하면서 다시 갈등 사안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강 대사의 이날 발언도 쿠팡 문제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양국이 이 사안을 긴밀한 관리가 필요한 현안으로 논의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3500억 달러(약 523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의 1차 프로젝트를 확정하는 것도 한미 간 핵심 협의 대상이다. 미국은 아직 첫 투자 사업이 확정되지 않은 데 대해 백악관과 국무부 등 여러 경로로 불만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투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쿠팡 문제를 비롯한 다른 한미 현안의 분위기도 전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워싱턴 조야에서 제기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투자 규모만큼 사업의 수익성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대사는 미국 측이 대미 투자 속도를 높여 달라고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산업통상부와 미 상무부가 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상업적 합리성을 충족하는 프로젝트를 발굴하려다 보니, 논의가 조금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가시적이고 빠른 투자 프로젝트를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국내 절차와 상업적 타당성을 강조하면서 양측의 온도 차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강경화 "워싱턴과 본부의 현장감 다를 수 있다"…유관 부처 줄면담 예고

강 대사는 귀국 이유에 대해 "장관께서 현안 점검차 협의하자고 해서 들어왔다"라며 "워싱턴D.C.에 있는 사람과 본부에 있는 분들의 현장감이 다를 수 있어 본부의 생각을 듣고, 다시 현장에 가서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현안에 대해 미국 측이 강 대사를 통해 한국 정부에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며 "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

강 대사는 18일, 혹은 19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산업통상부·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 국방부 등과 만나 미국 현지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대응 방향을 협의할 예정이다. 여러 부처가 얽힌 현안의 특성상 청와대 안보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한자리에 모이는 방식의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강 대사는 미 군함의 국내 건조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방부와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군함 10척을 한국이 건조할 수 있느냐"라고 제안한 바 있다.

강 대사는 이날 조 장관과 면담한 뒤 외교부 차관과 북미국 등 관련 실국 관계자들과도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