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직전 '종전 MOU' 타결…트럼프, 동맹에 '기뢰 제거 동참' 촉구 예상
트럼프, 프랑스서 열리는 G7회의 참석 예정
소해 전력 파견·왕건함 작전 구역 확대 시나리오…국회 동의가 변수
- 김예원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김기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 4개월 만에 종전을 위한 이란과의 합의를 도출하며 전쟁이 중단됐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에 따라 이번 전쟁으로 사실상 완전 봉쇄됐던 호르무즈 해협은 오는 19일부터 전면 개방될 예정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대거 설치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유조선 등 민간 선박들의 안전한 항해는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즉각 푼다는 방침이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놓지 않아야 협상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동맹국에 기뢰 제거를 위한 파병 요청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그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15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에 기뢰 제거에 필요한 소해 전력 파견 등 '안보 청구서'를 내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과 종전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의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공식적인 종전 협정 서명을 위한 사전조치 성격으로, 이란과 미국은 MOU 체결에 합의하며 당장 상호 적대적 행동을 멈추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서명식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기뢰 제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석유는 전 세계를 위해 다시 흐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어진 전화 브리핑에서 "G7 국가 중 일부도 상당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MOU 서명에 따라 이어질 후속 조치를 위한 동맹국들의 협력을 촉구했다. 미국이 중동 사태의 정상화를 위해 동맹의 동참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번 G7 정상회의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하는 만큼, 한국 역시 여러 가지 요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관련 비판적 기조를 유지해 온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주둔 미군 감축 카드 등 압박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가 한국보단 유럽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우리 정부의 일차적인 과제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과 선원의 안전한 철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4일 오후 6시 기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고립된 한국 선박은 총 24척, 선원은 137명이다. 현재까지 우리 국적의 선박은 HMM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와 외국 국적의 용선사가 운영하는 LNG 운반선 등 총 2척만이 해협을 빠져나온 상태다.
정부는 일단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정상화 움직임을 살피면서 국민 안전 확보에 외교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이란을 공습한 뒤 호르무즈 봉쇄 등 전황이 악화할 때마다 동맹국의 '기여'를 주장하며 파병 압박까지 가한 바 있다. 현재 중동 사태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자 협의체는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해상임무(MMA)나 미국 주도의 해양자유연합(MFC)이 거론된다.
유럽 중심의 다자 협의체는 중동 전쟁이 끝난 뒤 여러 유럽 국가의 에너지 수급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한다는데 더 방점을 찍고 추진돼 왔다는 점에서, 정부는 MMA보다는 당장 중동 사태에 '평화적 개입'이 가능한 MFC에 참여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과 미국이 앞으로 60일간 최종 종전을 위한 후속협상을 진행할 예정인만큼, 이 기간에 중동 관련 민감 사안에 대한 관여폭을 빠르게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기뢰 제거 문제와 관련해 소해함 등 해군 전력을 보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은 휴전 및 종전이 성사되면 자위대법 제84조에 근거해 버려진 기뢰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소해함 파견이 가능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역시 주변국들의 대응을 고려해 참여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다. 소해함은 '전투 병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파병에 대한 부담도 적다는 이야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내 잔류 기뢰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사후 조치에 대한 참여 압박이 우선적으로 올 것"이라며 "해협 내 기뢰 위협이 객관적으로 확인된다면 파병의 정당성과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상선이 고립된 상황에서 소해함 파견은 교전이 아닌 사후 수습이자 인도적, 평화적 기여에 가깝다"라며 "어차피 동맹국으로서의 역할을 요구받는 상황이라면 전향적으로 움직여 국제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우리 군 역시 실전 소해 데이터와 경험을 쌓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실리적일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다만 소해함을 파견할 경우 명백히 '파병'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 관건이다. 이 사안에 대한 야당의 기조는 파병에 비교적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군에 대한 안전 조치 마련 등을 두고 국회에서 논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선 현재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투입된 청해부대 48진 '왕건함'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 인근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작전 구역의 확대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우리 군이 맡은 임무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과, 왕건함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난항에 빠질 경우 '교전'에 휘말리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섣불리 제기할 문제가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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