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베일에 가려진 군사 협력은…'대만 문제 공조·동해 연합훈련'

中, 대만 유사시 北의 '핵 전력' 지원 시사하는 외교적 제스처 취했나
동해서 북·중·러 연합훈련 가능성도…日 견제 목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8일 오전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리설주 여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 2026.6.8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김기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군대 간 협력'의 구체적 내용은 9일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미국을 염두에 둔 '반패권 연대'를 암시한 점, '군대'의 교류 강화를 명시한 점에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 문제에 북한 '핵무력'의 지원을 받고,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동해상에서의 연합훈련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北, 대만 유사시 '핵무력' 현시?…한반도의 美 자산 '묶어두는' 전략일 수도

시 주석은 전날인 8일 평양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향후 양국 간 외교, 법 집행, 군대 등의 교류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과 북한 당국 및 관영매체 모두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진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의 핵심 갈등 사안인 대만 문제에 있어 북한의 강력한 지지를 원한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외교적 지지를 넘어 대만에서 미국과의 무력 충돌이라는 '유사 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의 '핵무력'을 활용해 이를 견제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핵탄두 탑재 미사일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전방 지역으로 이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유사시 '핵미사일'을 대만을 향해 전진배치하는 방식으로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처럼 병력을 파견할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이 지난 2022년 '핵무력정책법'을 통해 핵미사일의 사용 조건을 '자신들에 대한 위협이 확실할 때'로 방어적으로 규정했다는 점과 실제 미국이 개입하는 전투에 핵미사일을 사용하면 동북아에서 확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핵미사일을 활용하는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 때문에 유사시 대만으로 파견될 가능성이 큰 한반도 및 일본 주둔 미군의 전력이 분산될 수 있도록 주한·주일 미군 기지를 타격권으로 하는 방사포 및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 전개 및 시험발사 등 간접 지원을 통해 중국을 돕는 방식이 현실적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함께 지역에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해 중국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 등으로 '강력한 지지'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동해 일대에서 연합훈련 가능성도…美·日 견제 위한 전술적 공조 높여

일각에선 북한과 중국이 언급한 '군사 협력'이 동해 등 한반도 인근에서의 연합훈련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러시아와 여러 차례 군사 훈련을 실시한 바 있지만, 한미일과의 관계 악화 등을 고려해 북한과는 연합 훈련을 실시한 적이 없다.

2022년엔 리영길 북한 국방상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에게 "조선인민군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 수호하기 위해 중국인민해방군과의 전략, 전술적 협동 작전을 긴밀히 해나갈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연합훈련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실제 성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재등장과, 일본이 이른바 '재무장화'를 시도하면서 중국의 셈법도 다소 달라진 듯하다. 트럼프 행정부와 일본에 대응하기 위해 태평양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 러시아와 보조를 맞춰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아울러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발판으로 역내 한미일 안보 공조 체제가 한층 공고해지고 있는 점도 중국의 기조 변화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이 북한 원산 등을 전진기지 형태로 확보하게 된다면 대미 견제에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원산이 있는 동해 쪽은 중국 해상 전력이 진입하기도 수월하고, 북한 역시 해상 전력의 현대화를 추진하는 만큼 연합훈련은 제한적으로나마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군사 협력이 아직은 선언적 성격이 강한 만큼, 초기에는 훈련 인프라 구축보다는 인적 교류나 군사 교육 교류를 우선 강화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질적인 무기 지원이나 군사기술 교류 단계까지 나아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중국은 경제 발전 측면에서 유럽 등 서방과의 교류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처지"라며 "북한이 중·러 사이에서 '동북아 레버리지'를 쥐려 하더라도 실제 군사훈련이나 공조의 수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imyewon@news1.kr